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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중 셀프 방학

이것만은 포기 못 해

by 무주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까지 대안학교를 다니고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둘이 캐나다로 떠났다.

학교를 1년 쉬는 동안 캐나다에는 6개월 있었는데 거기에서도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그저 캐네디언들 속에서 함께 먹고 자고 놀았다.

광활한 땅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며, 여유로운 캐나다 문화에 신선함을 느끼며 살았다.

그 과정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깊어졌다.

한국에서의 뒤처진 공부보다, 캐나다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훨씬 리얼했다.

나는 아이 어릴 때부터 학교에 잘 보내지 않는 엄마로 유명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가장 좋은 계절, 가장 뛰어놀기 좋은 시간에 왜 아이들은 모두 학교에 있어야 할까?

해마다 주어지는 그 시간은 한 해의 선물 아닌가?

그 선물을 학교에 반납해야 하다니...


학교의 시간과 바꾼 아이와 나의 청개구리 삶은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축복 같은 시간이었다.

아이의 한 살 한 살을 온전히 함께하며, 우리는 서로에게 깊이 스며들었다.

신이 우리의 피곤함을 재우기 위해 어둠을 주시고,

맘껏 놀 수 있게 멋진 계절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아이는 밤마다 일찍 잠들고 낮에는 잘 놀고 잘 먹으며 성장했다.

그것이 아이 유년시절의 대부분이었고 나의 육아와 교육의 전부였던 것 같다.


캐나다에서 지낼 당시 지인의 차를 타고 토론토를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토론토 대학교 출신인 지인이 꽤나 자부심을 갖고 토론토 대학교를 소개해 주었다.

그때 아들과 나는 토론토 대학교보다는 학교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에 감탄했었다.

그런데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나의 아이는 그 멋진 건물에서 전 세계 학생들과 수업을 들으며 학업을 쌓고 있다.

그때 지인이 자부심 갖고 구경시켜 줄 때 맞장구 좀 많이 쳐줄걸 그랬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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