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

우리가 이미 부자인 이유

by 무주

늦된 아이를 키우면서 조바심을 내는 부모들이 있다.
남들 하는 거 똑같이 시켜 보거나, 오히려 더 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한 엄마였다.

울 집은 어쩌다가 엄마도 아이도 둘 다 늦되었을까 ㅎㅎ.
나는 아이의 페이스를 따라 천천히 가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둘에게 순간순간 편안한 길이 곧 행복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랄 때, 나는 늘 이렇게 말했다.

"누가 먼저 가려 하면 먼저 보내 줘.
누가 더 많이 가지려 하면 더 가지게 해.
양보는 부~~ 자인 사람만 할 수 있는 거야!"


좋은 학교, 좋은 학원을 가기 위해 경쟁하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나와 아이는 그 길을 기꺼이 양보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나는 또 이런 말도 자주 했다.

"쉬운 길이 있으면 당연히 그 길로 가고,
힘든 일은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얼마든지 포기해도 돼."


남들과 경쟁하며 앞서 가는 길이 아니라,
틈새를 따라 걷는 길도 괜찮다.

그 길에는 남들이 모르는 깨알 재미가 숨어 있다.


나는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캐나다로 아이를 일찍 떠나보냈다.
그곳에서 아이는 경쟁 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스스로 찾아가며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원하는 대학에, 원하는 전공을 선택해서 진학했다.

세상에 자식이 피곤하고 고단한 삶을 살길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나는 아이가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길을 찾기를 바랐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되었다.


명문대가 별것 있나.

가고 싶은 학교에 가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으면

그곳이 명문대지.




keyword
이전 16화경쟁 없이 명문대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