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니콘이 세상에 온 이유

유니콘 엄마들에게....

by 무주

떠도는 자녀교육 정보를 보다 보면, 아이에게 꼭 시켜야 한다는 몇 가지 교육법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을 어지간히도 따르지 않았다.

* 독서를 따로 시키지 않았다.

책은 빌려 보거나 얻어다 보았지, 몇 권 사준 기억이 없다.

특히 전집 같은 건 집이 좁아서 들일 수도 없었다.

* 영어도 따로 시키지 않았다.

아이가 한국말도 늦게 트이고 한글도 잘 몰라서 영어까지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 악기는 피아노를 5개월 배워봤지만, 흥미가 없어 보여 바로 그만두게 했다.

이후로는 악기 배울 것을 권유한 적이 없다.

* 다들 운동 중에 수영은 필수라고 하지만, 우리 집에서 수영을 배운 건 나 한 사람뿐이었다.

보통 남자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축구나 태권도를 시킨다고 하지만, 아이도 나도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신 내가 배드민턴과 볼링을 좋아해서 아이가 나를 따라다니다가 배우게 되었고, 피겨랑 클라이밍은 아이 체형상 쉽게 배울 수 있는 운동이어서 재미있게 다녔었다.

* 아이 아빠가 바빠서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 아빠가 바쁘다 보니 운동도 여행도 주로 엄마랑만 다녔다.

여행은 내가 좋아하는 곳 위주로 다녔다.

그러다 보니 문화재, 유적지, 박물관 같은 곳에는 거의 가지 않았다.

나는 여행이라면 바닷가, 휴양지 이런 곳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자연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한국 교육의 대세를 따르지 않고 자란 아이는 지금

* 책 속에 파묻혀 지낸다.

* 아빠와 엄청 친하다.

*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은 아빠가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육아에 꼭 참여해야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하느냐가 사실 더 중요한데 그런 것은 간과하는 것 같다.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아이가 아빠랑 함께한 시간이 별로 없없지만, 아이가 항상 아빠를 든든한 조력자로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둘의 관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아이 아빠는 내 교육관을 항상 긍정적으로 바라보았고, 전적으로 믿고 지지해 주었다.

내가 아이를 학교에 열심히 보내지 않아도, 아이가 시험을 못 봐 와도, 우리 가족은 그것을 속상한 일로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 요소가 되곤 했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 "유니콘 아이"라는 말이 있다.

상상 속에나 존재할 정도로 귀하고 이상적인 아이라는 말이다.

누군가 다 큰 우리 아이를 보고 유니콘 아이라고 해서 나는 우리 아이가 하얗고 뿔이 났다는 건가 했었다.

나중에 그 뜻을 알고는 얼마나 부끄러웠나 모른다.


엄마에게 온 아이들은 모두가 유니콘 아이들이다.

유니콘이 세상에 온 이유는 누가 정해놓은 리스트대로 살려고 온 것이 아니다.

엄마에게 힘을 얻어 자신만의 멋진 세상을 살기 위해 온 것이다.

유니콘 엄마들이여!!

내 품의 유니콘들이 각자의 색을 발휘할 수 있게 그들의 특별함을 지켜주자!!

keyword
이전 04화걱정 말고 이거 한번 먹여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