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자까야 Feb 21. 2023

지하철역마다  꽃집이 은근히 많다

각기 다른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돌진하는 사람들의 경유지  지하철 개찰구 앞.

이 번잡한 공간에 어느 때부턴가 꽃집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지하철 개찰구 안으빨려 들어가는 듯한 바쁜 사람들의 눈길에 과연  이 꽃집시선이나 갈까 의문스러웠다.


2년간 병원으로 진료받으러  오가던 길에 나는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 준비한 꽃 한 다발.


퇴근길 아내의 생일이 문득 생각난 직장인 아저씨의 꽃 한 다발.


얼큰하게 술에 취한 김 부장님이  함께 회식한 직원들에게 뿌리는 꽃 한 송이.


동시에 회식 2차까지 마신후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으로  커다란  꽃바구니.


정신없는 지하철 안에 생긴 꽃집들은 물론 사업적인 이득으로 생겼겠지만 덕분에 삭막한 지하철 안에 누군가에게 꽃 한 송이 줄 마음을 생기게 하는 로맨틱한 곳인 것 같다. 일종의 '로맨틱 감성 판매소'라고나할까?


지하철역 안 꽃집에는 그녀를 향해 달려가는 남자친구의 설레임과 퇴근길 아내에게 미안함이 긴 꽃 한 다발, 그리고 알코올이 적당히 들어가서 넉넉해진 김 부장님의 마음이 담겨있는 곳이다.



이전 26화 지하철 안 풍경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