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일차 | 6월 19일 포르투 Porto, Portugal
이 이야기는 2024년 6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 이베리아 반도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 니스로 펼쳐진, 유랑에 가까운 여행기다. 여행의 시작점 포르투와 언젠가는 가보리라 생각했던 그라나다의 라 알함브라, 그리고 2026년 완공 예정이라고 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있는 바르셀로나 정도가 떠나기 전, 머릿속에 떠오른 장소들이다. 그 외에 닿은 대부분의 도시는 하나하나 발견하며 나아갔다. '이번 여행은 꼭 기록으로 남겨야지', 여행 중은 물론이요, 돌아와서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 중엔 낮에는 해가 떠있는 한 계속 거니느라 쓰지 못했고, 밤이 되면 다음 일정 고민과 예약에 쓸 여유가 없었다. 귀국하자마자 바로 일정들이 생겨나고 이곳에서의 생활에 젖어 있다 보니 어느새 일 년을 가득 채워 버렸다. 1년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정말 몰랐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지난 1년을 회상하며, 하루하루 일기 쓰듯 이야기를 차곡차곡 정리해 두려 한다. 이것은 64일간의 여정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다.
포르투 Porto, Portugal
7,701 걸음 / 211장 사진과 7개의 비디오
여정
포르투 공항 - 메트로역 카사 다 뮤지카 - 메르카두 봉 수세수 - 호텔
포르투 공항 Aeroporto Francisco Sá Carneiro
지금 막 포르투에 도착했다. 포르투 공항의 정식 명칭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칭송받았던 프란시스쿠 사 카르네이루Francisco Sá Carneiro 총리를 기려 그의 이름을 붙였다. 매우 짧은 시간 안에 공항을 빠져 나갈 수 있게 설계 되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수속을 밟고 수화물을 기다리는 곳으로 나오기까지 25분 정도 소요됐을 뿐이다. 쾌적한 공간과 깔끔한 사이니지와의 만남이 포르투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혹시 인터넷이 안될 경우를 대비해 경유지인 이스탄불 공항에서 포르투 시내로 가는 방법을 캡쳐해 두었다. 메트로가 어디있는지부터 찾아야겠지? 표지판과 바닥에 경로가 표시된 테이핑으로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드디어 메트로 E라인 표시가 보이고, 티켓 머신 또한 발견했다. Z4 티켓을 구입하고 곧장 시내로 향했다.
카사 다 뮤지카 Casa da Musica
캐리어가 있어 버스로 갈아타면 번거로울 것 같았다. 우리나라 버스를 떠올려서 그런 상상을 하게 된 것일지도. 최대한 숙소에 가까운 메트로 역을 찾던 중 카사 다 뮤지카Casa da Musica가 표시되었다. 마침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한 공연장이어서 살짝 보고 갈 겸 이 역을 선택했다. 여기서 숙소까지는 도보 20분이다.
메트로역이 공연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진 않았다. 지상으로 올라가니 버스로 환승할 수 있도록 정류장이 바로 설치되어 있었다. 여기서 숙소로 가는 버스도 있었지만, 포르투를 막 밟아보는 발걸음에 여유를 갖고 싶었다.
메르카두 봉 수세수 Mercado Bom Sucesso
일단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었다.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기 쉽지 않은 작은 돌이 박힌 유럽 특유의 정서를 가진 보도를 첫 시작부터 마주했다. 매끄러운 이동은 어려웠지만, 기동력이 많이 떨어지진 않았다.
짐이 있어 거리에 있는 카페에 노상으로 앉기는 조금 부담이 되었다. 매우 경계를 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잘못하다가 가방을 잃어 버리진 않을지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메르카두 봉 수세수Mercado Bom Sucesso(직역하면 '성공의 시장') 내부를 슬쩍 보니 푸드코트였다. 한번 스캔을 하고 고민하다가 버거와 맥주를 선택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입가심까지 완벽했다.
걸어서 호텔까지
이렇게까지 화창할 수가 있을까! 걸어서 가는 선택을 잘 했다. 20분이면 조금 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포르투에 이제 막 도착했다. 도시를 감각하기 시작하고자 그렇게 선택했다.
호텔 빈치 포르투Hotel Vincci Porto
첫 숙소는 이곳이다. 오래된 건물을 리노베이션해서 탄생한 곳
포르투갈과 스페인 커피는 어떨지 알 수 없어 한국에서 챙겨온 원두와 커피 도구 에어로프레스, 그라인더 코만단테. 그런데 말이다. 결정적인 것 하나가 없다. 바로 필터. 판매하는 곳을 찾게 될 때까지 내가 내리는 커피를 마실 순 없다.
거닐고 이야기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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