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일차 | 6월 20일 포르투 Porto, Portugal
이 이야기는 2024년 6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 이베리아 반도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 니스로 펼쳐진, 유랑에 가까운 여행기다. 여행의 시작점 포르투와 언젠가는 가보리라 생각했던 그라나다의 라 알함브라, 그리고 2026년 완공 예정이라고 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있는 바르셀로나 정도가 떠나기 전, 머릿속에 떠오른 장소들이다. 그 외에 닿은 대부분의 도시는 하나하나 발견하며 나아갔다. '이번 여행은 꼭 기록으로 남겨야지', 여행 중은 물론이요, 돌아와서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 중엔 낮에는 해가 떠있는 한 계속 거니느라 쓰지 못했고, 밤이 되면 다음 일정 고민과 예약에 쓸 여유가 없었다. 귀국하자마자 바로 일정들이 생겨나고 이곳에서의 생활에 젖어 있다 보니 어느새 일 년을 가득 채워 버렸다. 1년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정말 몰랐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지난 1년을 회상하며, 하루하루 일기 쓰듯 이야기를 차곡차곡 정리해 두려 한다. 이것은 64일간의 여정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다.
포르투 Porto, Portugal
32,382 걸음 / 640장의 사진과 82개의 비디오
⁕(여정 지도 추후 업데이트)
아침 산책
호텔 - 교통 통신 박물관Museu dos Transportes e Comunicações - 호텔
여정
상 벤투 São Bento 역
오하나 마켓 Ohana Market
아줄레주 타일 기념품 가게 Prometeu Artesanato
클레리구스 성당 Igreja dos Clérigos
카르무 성당 Igreja do Carmo
포르투 대학교 Universidade do Porto
레스토랑 브라죵 알리아두 Brasão Aliados
포르투 시청 Câmara Municipal do Porto과 광장 Praça
볼량 시장 Mercado do Bolhão
나타Nata 가게 만떼이가리아 Manteigaria
산타 카타리나 알마스 성당 Capela das Almas de Santa Catarina
산투 일드폰수 성당 Igreja Paroquial de Santo Ildefonso
리베이라 광장 Praça da Ribeira
루이스1세 다리 Luís I Bridge
긴다이스 케이블카 Funicular dos Guindais
포르투대성당 Sé do Porto
가이아 케이블카 Teleférico de Gaia
모루정원 Jardim do Morro
호텔 by bus (휴식)
모루정원 노을 감상
맥도날드 엔리케 왕자 거리점 Rua do Infante D. Henrique
호텔 by walk (귀가)
아침 산책, 포르투 머무는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여행 기간부터(동안) 러닝을 하고 싶었다. 어쩌다 보니 눈이 떠졌다. 꽤 이른 시간이었다. 오전 6시, 모자 푹 눌러쓰고 바람막이 입고 나왔다. 해가 뜬 지 오래전이었고, 파란 하늘과 차분한 공기가 나를 맞아 주었다. 살짝 달리기 자세를 취해 보았다가 이내 속도가 느려졌다. 무언가 자세가 잡히지 않아 그냥 걷기로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아침 산책의 출발이다.
숙소에서 나와 바다 방향을 바라보면 보이는 다리, 아라비다 다리이다. 미처 인지하지 못했었지만, 세할브스Serralves 미술관에서 볼트Bolt를 타고 와인 동굴 가는 길에 건넌 다리였을 것이다. 이제 막 첫 아침을 보내고 있는 포르투의 지리는 몸에 전혀 새겨져 있지 않았다.
상 프란시스쿠 성당 Igreja e Museu de São Francisco do Porto
조식 먹고
가능하면 숙소 예약할 때 조식을 포함한다. 외식 물가는 아무래도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고, 든든히 먹어 두어야 오전에 힘내서 잘 다닐 수 있다. 물론, 점심시간 무렵에 배가 고프기 때문에 아침을 먹었다고 점심식사를 거르는 상황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상 벤투São Bento
포르투 도시를 본격적으로 돌아보려 시작점으로 삼은 곳은 상 벤투São Bento 역이다. 어랏? 되게 예스러운 기차역이라고 했는데, 먼저 눈에 띈 건 부스였다.(메트로역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메트로와 라인을 뜻하는 사이니지와 역 이름이 한눈에 보이도록 설치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고풍스러운 기차역은? 바로 맞은편에 있다. 현재는 많은 기차 편을 동쪽 외곽에 있는 캄파냥Campanha 역에서 도맡아주고 있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기차역이다. 오늘은 도시를 전반적으로 거닐며 포르투를 느껴볼 목적이므로 내부로 들어가지 않았다. 숙소로 이동 외에 모두 걸어서 직접 발로 디뎌 보았다.
오하나 마켓 OHANA Market
여행 정보 센터에서 나와 어디로 갈까 두리번거리다가 건물 사이 골목에 걸린 작은 현수막이 보였다. 뚜렷하게 "Market"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와서 사람들을 따라 들어갔다.
중정 형태의 광장에서 열린 마켓은 각자 만든 액세서리, 의류, 그릇 등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일상 마켓이었다. 그러나 셀러의 개성이 보이는 마치 아트 마켓 같았다. 그들이 쓰는 일상 물건은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할까. 대개 이런 마켓은 제품이 보이는 촬영은 거절하시는 편이라 들어서 애초에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포르투에서 아줄레주 타일이 유명하다는 것 정도는 듣고 왔다. 오하나 마켓에서 나오는 다른 골목에 아줄레주 타일 기념품가게가 있어 발걸음이 저절로 갔다. 패턴들이 아주 이뻤다. 하지만 벌써 짐을 늘릴 수는 없었다. 사실 조금은 실용적인 걸 사고 싶었다. 그냥 '타일' 말고.
클레리구스 성당 Igreja dos Clérigos
포르투 도심 곳곳이 공사로 시끌시끌했다. 먼지도 많고, 차도 많이 막히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가능하다면 이 길을 지나고 싶지 않지만,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간이 겹친다. 5성급 인터컨티넨탈 호텔 앞은 광장 공사로 특히나 더 심각해 보였다. 투숙객들이 차에 타고 내리는 과정이 정신없어 보였다. 덕분에 호텔 도어맨들이 분주했다. 한편으론 공사가 끝나고 정돈된 이후의 모습이 너무도 궁금해졌다.
언덕의 경사가 살짝 더 급해지는 구간, 그 꼭짓점에 클레디구스 성당이 보였다. 경사 탓에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있는 계단 위에서 보는 뷰도 꽤 좋다. 이 성당의 하이라이트는 종탑. 포르투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꼭 올라가 보기로 찜.
이곳은 또한 숙소 옆 트램박물관에서 출발해(또는 거쳐) 달려오는 클래식 트램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레인은 더 이어져 있지만 골목 사이로 더 이상 달리지 않는다. 안전 문제와 교통 상황 때문이라 추측됐다. 트램은 양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데, 가는 방향에 따라 전선을 연결하는 방향을 달리한다. 종착지에 정차했을 때, 승무원이 방향을 직접 손으로 바꾸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클레디구스 종탑 건너편에는 경사지를 이용해 땅을 가르며 들어가는 형상으로 가게와 루프탑 바가 있다. 바의 이름은 베이스 포르투Base Porto. 한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기도 한가 보다. 나중에 '동행'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서 이곳 얘기가 제법 보였으니 말이다. 여기는 지형을 이용해 덜 드러나지만, 현대적 건축물이 이렇게 사이사이 차지하고 있었다.
카르무 성당Igreja do Carmo은 아줄레주 벽화를 보호하기 위해 안이 비치는 소재로 가려 두었다. 사람의 손이 닿은 높이 이상의 모든 범위를 덮은 걸로 보아 사람이 훼손하는 건 아닌듯하다.
포르투대학교 Universidade do Porto
여기서 만난 포르투 대학교는 건물 하나만 보였다. 포르투대학교는 도심 내에 총 3개 지역에 캠퍼스가 펼쳐져 있다. 제1캠퍼스 캄푸스 센트루Campus Centro는 바로 이곳, 중앙캠퍼스이다. 인문대학, 법과대학, 미술대학, 경제대학 등 있다. 또한, 대학의 행정 지원센터와 중앙도서관,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제2캠퍼스 캄푸스 아스쁘렐라Campus Asprela는 포르투의 북쪽, 기계, 전기전자, 화학공학 등 공과대학, 자연, 응용과학대학 일부와 치의학대학, 영양과학대학, 심리, 교육대학 등과 INESC Porto(시스템공학, 컴퓨터 공학 연구소), INEGI(기계공학, 산업공학 연구소), i3S(건강 과학 및 생명 의학 통합연구소), IPATIMUP(분자 병리학 및 면역학 연구소) 등 주요 연구센터가 포진되어 있다. 제3캠퍼스 캄푸스 깜푸 알레그르(Campus Campo Alegre)는 도우루강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물리, 수학, 화학, 생물 등 기초과학대학, 건축대학, 식품영양학, 통계 정보학 일부 학과가 자리해 있다. 교외캠퍼스도 있는데, 농학, 해양과학대학의 연구, 실습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 서 있는 곳은 청동 사자 조각이 있는 분수, 폰찌 두즈 레오인슈Fonte dos Leões가 아름다운 고메스 테이셰이라Gomes Teixeira 광장을 끼고 있는 포르투대학교 본관 앞이다. 1911년 설립되기 이전, 이 건축물은 왕립 외과 학교로 세워졌다.(1825~1836) 상업 중심도시이던 포르투에 의학 교육 기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며 페드루 4세의 후원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후, 1836년 포르투 의학-외과 학교로 개편되어 병원이자 학교로 지속적으로 운영되었다. 포르투갈 제1공화정이 시작되고, 국가 고등교육 개혁에 따라 포르투대학교가 설립되면서 학교 본부로서 역할이 부여된 것이다. 현재는 총장실 등 행정처, 전략기획, 국제교류,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지원 부서 사무실로 주로 사용되고 있고, 아래쪽 윙은 18세기부터 수집한 자연과학, 해부학, 광물학, 식물 표본 등 고적적인 대학 박물관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자연사 과학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본관은 포르투의 의학 교육의 시작점이자 공공 의료로부터 종합 대학교로의 변화, 현재 박물관으로의 지속적인 활용까지 시민들과의 두터운 연결과 오랜 관계가 유지되어 역사적인 건축물(Historical Buliding)로서의 의미가 있다.
렐루 서점 Livraria Lello
해리포터 시리즈 기숙사의 계단은 이곳 렐루 서점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입장료도 있고, 입장하기 위해서 꽤나 대기해야 한다. 입장료의 등급도 존재하는데, 서점이라기보다 관광지에 가까운 듯 보인다. 앞서 공사 중인 광장이 서점 바로 앞이라 서점으로 가려면 길을 한참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것에 만족하고 지나쳤다.
레스토랑 브라죵 알리아두 Brasão Aliado
점심으로 포르투 현지 음식을 먹고 싶었다. 그중 찾아낸 메뉴가 바로 프란세지냐francesinha. 버거에 가까운, 주재료는 빵과 고기, 소시지, 치즈 등이 들어간다. 소스는 경양식 함박스테이크 소스와 유사했던 것 같다.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시청 근처 동네 알리아두에 있는 식당 브라죵Brasão으로 결정했다. 다소 늦은 점심시간이어서 그랬는지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혼자일 때 유리한 점이기도 하다.
포르투 시청사 Câmara Municipal do Porto와 광장
드디어 파란 하늘이 다시 보인다. 좌표 대칭 그리고 수직적인 특성이 유럽 옛 건축 중에서도 궁궐, 관청, 성당 등에 많이 활용되었다. 권위적이고 휴먼스케일에 맞지 않는 등의 이슈도 분명 있겠지만, 어떤 도시를 떠올릴 때 상징이 되어주기도 한다. 포르투 시청은 뒷 배경으로 산은 없지만 마치 산사의 대웅전에서 부처상이 산을 내려다보는 것과 유사한 구도이다. 도우루강에서부터 도심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포르투 지형의 특성 탓에 발생한 장면이겠다.
알메이다 가레트 Almeida Garrett 동상
시청사 정면에 동상으로 새겨졌다는 건 의미 있는 인물일 것이다. 알메디아 가레트Almeida Garrett(1799~1854)의 사망 100주년인 1954년 조각가 살바도르 바라타 페유Salvador Barata Feyo가 제작한 브론즈 조각상이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주인공이다. 가레트는 포르투갈 낭만주의 대표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희곡 작가다. 또한, 헌정 혁명의 주역이었던 정치가이기도 했다. 포르투갈 문학사와 정치사에 빼놓을 수 있는 인물이기에 길이 기려지도 있었던 것이다.
볼량 시장 Mercado Bolhão
그런 이야기들 많이 한다. 그 나라의, 그 도시의 진짜 문화를 느끼려면, 시장에 가보라고. 볼량 시장은 현지인이 일상에서 방문하는 곳이라기보다 관광지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그들이 로컬 주민인지 아닌지는 사실 구분이 어려웠다. 건물 자체에서 시간을 견딘 역사가 느껴졌다. 1층 상점 위의 지붕은 최근에 만든 것으로 보였지만, 그게 이질감이 없었다. 보자르 양식의 옛 건축물이 너무도 멋스러웠다.
볼량 시장은 1839년 포르투 시의회가 시장과 광장을 만들기 시작해 가설 점포를 세워 운영되어 오다가 1914년에 철골과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네오클래식, 보자르 양식의 건축물을 세워 현재 시장의 기본적인 모습을 갖추었다. 즉, 본래 시장의 기능을 수행했고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형태를 갖춘 것은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면적인 리노베이션 공사가 완료되고 난 후다. 2022년 9월 재개장 기준, 내부 79개 점포, 외부 38개 상점, 상층부 10개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다고 한다.
만떼이가리아 Manteigaria
Fábrica de Pastéis de Nata
포르투의 특산물 중 하나가 우리가 부르는 명칭으로는 에그타르트, 이곳에선 나타Nata라 부르는 디저트다. 마침 볼량 시장 바로 맞은편에서 발견했다. 나는 평소 디저트를 그렇게 찾아 먹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포르투의 나타는, 훨씬 부드러웠다. 또 다른 가게들이 있기에 다른 곳은 또 어떨지? 이후 시도해 보게 된다. 과연 각자의 취향은 어디가 제일 맞을까? 그리고 역시 눈앞에 만드는 광경을 볼 수 있으니 더욱 재미있고 발걸음을 하게 된다.
산타 카타리나 알마스 성당 Capela das Almas de Santa Catarina
볼량 지역은 관광객으로 가득한 거리다. 그 한가운데, 너무도 유명한 성당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골목에서 보이는, 두 면 모두 아줄레주 벽화로 장식된 산타 카타리나 알마스 성당이 바로 그 주인공. 이 성당의 시작은 카타리나 성인을 위해 18세기 초 가량에 지은 목조 예배당이었다. 형제회에서 이곳으로 이전해 오면서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을 건립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외벽의 아줄레주 벽화는 형제회를 세운 성 프란시스코와 이 성당에서 기리는 알렉산드리아의 카타리나 성인의 생애를 1929년 그린 타일 벽화다. 참고로, '알마스Almas'는 한 사람의 성인을 뜻하는 것이 아닌, 영혼들을 말한다.
거리의 풍경들
산투 일드폰수 성당 Igreja Paroquial de Santo Ildefonso
급할 것은 없었는데, 성당 내부에 들어갈 생각을 못했다. 아줄레주 타일 벽화가 큰 차이점이기도 하지만, 자주 보던 고딕 양식의 성당과는 다른 이국적인 모습이라서 그런 걸까? 매력적이다. 성당 앞 계단 바로 아래에 가득 물건을 걸어둔 노점상들과 성당의 모습이 대조적이면서도 현실감이 들었다. 천막엔 '포르투'라 쓰여 있는 것조차도.
이제 강으로 내려가 보자
리베이라 광장
도우루 강 앞에 다시 왔다. 포르투에서 이곳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리베이라 광장은 도심에서부터 내려오는 길로부터 늘 만나게 되는 미팅 포인트다. 건물 사이가 많이 떨어져 있는, 길 자체가 광장인 것. 시야가 확 트인 강물 앞에 서면 포르투의 남쪽 빌라 노바 드 가이아Vila Nova de Gaia이 수평선을 따라 한눈에 들어온다. 리베이라 광장에서는 잠자는 시간 빼고 스팟마다 버스킹이 이어진다. 거리 예술가의 흥을 어떻게 주체할 수 있을까, 지나가는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노래하고 춤춘다.
루이스 1세 다리
상부의 높이가 아찔하다. 포르투의 지형 고차가 심해서 형성된 다리다. 양 옆에 있는 다리는 높은 곳에서만 이동이 가능한데 비해 루이스 1세 다리는 상하부 모두 이동 가능하다. 다만, 상부는 메트로와 사람, 하부는 자동차와 사람만 건널 수 있다. 매일 저녁 이 다리를 오가며 노을을 바라보고 귀가하고를 반복했다.
다리 상부를 건널 때 놀라운 점은 바로 메트로가 지나가는 길에 어떤 펜스나 가림막이 없다는 점이다. 안전 문제로 사람과 메트로가 선로를 공유한다는 건 우리나라에서 꿈도 못 꿀 일이다. 게다가 메트로 터널로 들어가는 길도 사실상 막힘이 없다. 출입금지 표지판만 있을 뿐. 메트로가 다리 선로에 들어서면, 경적을 울리며 천천히 지나간다. 서로의 안전을 지켜주며.
긴다이스 케이블카 Funicular dos Guindais
도우루강까지 내려와서 루이스 1세 다리 하부로 오니 상부로 바로 직접 올라갈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돌아서 가야 했다. 여기서 관광객 모드를 발동했다. 경사로 기차(?)를 타면 되겠다. 이거 주민들도 타긴 하겠지?
페르난디나의 성벽 Muralha Fernandina do Porto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온 곳, 성벽이 보인다. 14세기에 지은 성벽으로 페르난두 1세의 명령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에 '페르난디나의 성벽(무라랴 페르난디나 두 포르투Muralha Fernandina do Porto)'라고 불리고 있다. 케이블카를 내린 곳 바로 옆뿐만 아니라, 대성당 주변과 일부 지역에 보존 및 복원되어 있다. 이곳의 성벽이 가장 잘 복원된 것으로 생각된다.
포르투 대성당 Sé do Porto
포르투 초기 성곽의 일부를 통해 포르투의 방어선 구축에 대해 추측할 수 있다. 대성당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 흔적이 뚜렷하다. 포르투 대성당은 포르투 교구 주교좌성당으로, 성 안토니오에게 헌정된 성당이다. 성당 앞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 한편에선 버스킹을 하는 뮤지션의 음색이 울려 퍼지고, 한쪽에서는 카미노 순례자들이 계단에 옹기종기 쉬고 있기도 하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일요일이면 누구든 미사에 참여할 수 있다.
가이아 케이블카 Teleférico de Gaia
모루정원 옆에서 서쪽 아래쪽을 오가는 케이블카다. 곤돌라 형태로 푸니쿨라가 아닌, 텔레페리쿠Teleférico라 부른다. 화장실을 찾아서 갔다가 티켓이 있어야 입장 가능하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되돌아왔다. 포르투에 머무는 동안 한번 타볼까 생각만 하다가 떠나왔다.
모루정원 그리고 노을
유로파 2024 기간 동안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햇살이 내리쬐고 있음에도 잔디밭에 앉아 축구에 열중하거나 친구들과 수다 떠느라 벌써 모루정원은 북적댔다. 도착한 시간이 5시 30분경이었으나, 해는 질 줄 몰랐다. 분위기만 한번 둘러보고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생각해 보니 오늘 12시간째 움직이고 있었다. 해는 8시 30분쯤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쉬었다가 저녁을 먹고 넘어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다시 나오는데 살짝 늦어버렸다. 저녁 먹으려던 식당을 지나치면서도 고민이 되었다. 밥을 먹게 되면 노을은 놓치게 된다. 여긴 다음에 오자며 그대로 지나쳤다.(이곳엔 결국 못 갔다) 해가 떨어지는 것이 보이니 마음이 급해졌다. 언덕 위 모루정원에 도착하자 해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서쪽 하늘이 주황색에서 푸른색으로 그러데이션 되어 있을 뿐이었다. 점차 붉게 물들면서 파랗던 윗하늘은 갈수록 짙어졌다가 까맣게 변했다. 어둠으로 완전히 덮일 때까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끝)
거닐고 이야기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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