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말고 코칭

Not Therapy, But Coaching

by 최용

이 글의 제목 '상담말고 코칭(Not Therapy, But Coaching)'은 다분히 독자들의 어그로를 끌어내기 위한 목적이 크다. 혹여라도 나의 글 제목으로 불편감을 가지시게 될 분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다.

나는 30여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나의 Second Stage를 심리서비스 분야로 정했다. 인사업무와 조직 리더로서의 역할을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가지게 된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누군가는 조직구조의 관점에서 찾고, 또 다른 누구는 시스템의 관점에서 찾겠지만 나의 관점은 인간 개인에게 향했다. 그렇게 상담과 코칭, 그리고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상담과 코칭, 그리고 심리학 공부를 학문적으로 시작하면서 상담을 할 것인지 코칭을 할 것인지 세부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석사과정 중에 있었다. 심리치료도, 상담도 코칭도 모두 심리서비스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대상과 역할이 다르다. 심리치료는 말 그대로 심리적 이상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심리서비스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과 임상심리사들이 해당 서비스의 주된 제공자이다. 상담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주로 심리적 문제가 있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심리서비스이다. 심리치료에 수반되는 과정으로의 상담도 많다. 상담심리사, 심리상담사들이 이 서비스의 제공자이다. 반면, 코칭은 치유보다는 변화행동과 목표달성을 목적으로하는 대상에게 도움을 주는 심리서비스이다. 미래지향적이다. 코치, 코칭심리사 들이 주된 서비스 제공자이다.

나는 코칭에 더 관심이 갔다. 나의 타고난 성정이 코칭에 더 맞는 듯 했다. 그래서 코칭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나의 커리어와 닿아있는 산업/조직 심리학과 함께 말이다.


공부하면서 알게 된 우리나라의 코칭시장이 나에게는 조금 이상하게 보였다. 변화행동과 목표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칭이 아닌 상담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진로상담을 들 수 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어떠한 문제가 있어서 해결해야하기 위함이 아닌 올바른 진로선택이라는 목표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고민이다. 그런데도 진로 고민을 코칭이 아닌 상담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상담과 코칭간에 교집합적 요소가 적지 않다. 따라서 특정 이슈를 어디의 영역이라 단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운동선수나 기업 임원들이 진로고민과 비슷한 성장의 고민을 상담이 아닌 코칭을 통해 해결하는 장면은 어찌 설명되어야 할까? 비슷한 이슈를 누군가는 상담서비스를 통해서 해소하고, 누군가는 코칭서비스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관점의 차이가 있다. 앞서 예를 든 진로에 대한 고민을, 문제가 있어 해결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상담을 찾게 된다. 하지만 진로는 개발해야 할 대상이지 해결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해결해야 하는 이슈가 아닌, 강점을 기반으로 개발해야 하는 대상이다. 즉, 코칭의 영역이다.

두번째는 코칭에 대한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코칭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특정 영역에 국한된 모습을 보인다. 코칭은 특정인이 받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크다. 스포츠와 비즈니스 영역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받는 것이 코칭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강하다. 인식 뿐만 아니라 시장 역시 그렇게 조성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코칭시장은 비즈니스 코칭, 리더십 코칭에 집중되어있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와 인식으로 인해 코칭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도 상담을 받게 된다. 코칭대상이 상담을 받는 것은 그래도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상담은 아픈 사람들이 받는 것이라는 생각에 상담도 코칭도 받지 않는 경우이다. 즉, 아프지도 않고 비용을 많이 들여서 코칭을 받을 수도 없다는 관점과 인식때문에 도움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발전적 변화와 성장을 꿈꾸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코칭이 필요한 이유이다. 마치 헬스장에서 PT를 받을 때 트레이너를 찾듯, 내 삶에 코칭이 필요할 때 코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고 싶다. 오늘이 힘든 친구에게, ‘너 혼자 고민하지 말고 상담받아봐~’ 보다는 ‘코칭 한번 받아봐~’라고 편히 말하고 쉽게 코치를 찾을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에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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