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애정의 힘 08화

Classic, 고전의 감동

by 바나바

클래식은 제 삶과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없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과 글을 손에서 놓지 않는 편인 저에게 클래식은 조용한 시간을 함께 걷는 친구 같습니다.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세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를 소개하면서 고전 음악의 매력에 대해 알아가 보고자 합니다. 클래식하면 재미없다, 지루하다, 나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생각하셨다면 더욱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조성진, 천상의 피아노 소리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dolo-iglesias-FjElUqGfbAw-unsplash.jpg 이미지 출처: unsplash, Piano


조성진에 대한 글은 마음 같아서는 따로 한 편을 쓰고 싶습니다. 쇼팽 폴로네이즈, 환상, 에튀드 10-2 혁명, 녹턴 20번, 드뷔시 달빛, 베토벤 소나타 14번 월광 1장 등 그가 친 곡을 애정 합니다. 시험 기간이나 독서를 할 때 클래식을 주로 듣습니다.


가사가 있는 곡을 듣다 보면 집중이 잘 되지 않아 그렇습니다. 그중 10분의 8할은 그의 연주입니다. 잔잔하지만 우아하고, 화려하지만 수수한 그의 연주는 피아노를 전혀 모르는 저에게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그의 연주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피아노에 문외한이었고 관심도 크게 없었습니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분야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느 중, 고등학생처럼 아이돌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조성진 연주를 실제로 보고 나서 클래식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드뷔시 달빛을 좋아했는데, 그가 연주한 곡을 들었을 때는 달이 뜬 거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어두운 밤에 달빛이 비출 때 그 아래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직도 첫눈에 반한 것처럼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그의 연주를 듣다 보면 피아노를 얼마나 사랑하기에 이토록 어여쁘게 곡을 연주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성진의 연주는 미술로 비유하자면 캔버스나 종이에 그려낸 종류가 아닌 스테인드 글라스에 더 가깝다고 언제나 생각해 왔어요. 아침 빛, 정오 빛, 저녁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흐름이 고정된 선과 색이 아닌 변화하는 빛과 색으로 형상을 도예 하는 감각의 연주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조성진의 연주는 공명감을 청자의 마음에 불러일으켜서 청자가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감정으로 호응해 적극적으로 음악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youtube 댓글 중에서


정경화, 다시 돌아가도 바이올린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 공동 우승


nadin-mario-al2FHdZKxpU-unsplash.jpg 이미지 출처: unsplash, violin

바이올린의 기품이 그녀의 연주에서 들렸습니다. 그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바이올린은 고정관념에 싸여있다는 걸 연주가 말해주었습니다.


바이올린을 상상하면 예민함, 날카로움이었습니다. 그녀의 바이올린은 웅장함, 고귀함이었습니다. 압도당한다는 느낌을 공간이 아닌 바이올린에서 느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녀의 연주는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이 좋아 계속해서 듣게 됩니다.


지구 반대편의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을 이리도 멋지게 연주할 거라고 바흐는 상상이나 했을까?

youtube 댓글 중에서


임윤찬, 질주 본능

*2022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catalin-sandru-7SxSkCvVM1U-unsplash.jpg 이미지 출처: unsplash,piano


괴물 신예의 등장, 사람에게 괴물이라 표현하기 그렇지만 그가 피아노를 치는 건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임윤찬의 등장으로 클래식계는 뜨겁습니다. 피아노를 좋아하지만 조성진 피아니스트 외의 곡을 잘 듣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그에게 길들여진 귀를 다른 이에게 맞추기란 어려웠습니다. 다른 피아니스트 곡도 들어보았지만 만족을 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클래식이 가득한 저의 유튜브 클립에는 알고리즘이 클래식을 추천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무시를 하곤 했는데 그의 등장은 신선하기만 했습니다. 연주를 듣고 나서야 왜 괴물 신예의 등장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곡 해석 능력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가진 힘이 귀를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강렬한 곡 느낌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조성진의 팬이라 그와 임윤찬이 같은 곡 연주하는 영상을 즐겨 들었습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어 인용하고자 합니다. 물론 저는 임윤찬보다 더 익숙하고 잘 맞는 조성진 연주가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가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죠.


임윤찬은 깊은 숲 속에 있는 대저택에서 밤에 창문만 열어놓고 천둥 치고 비 오는 날씨에 불빛 한 점 없이 번개를 빛 삼아서 홀로 연주하는 느낌이고, 조성진은 딱 많은 관객들이 숨죽이면서 지켜보고 있는 콘서트홀의 한가운데서 치는 느낌임

개인적으론 임윤찬이 있는 그대로의 광기와 파워를 더 보여주는 느낌이라 좋았음.

youtude 댓글 중


양인모, 살아 돌아온 파가니니

*2022년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015년 제54회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joel-wyncott-WYiIkQFclA4-unsplash.jpg 이미지 출처: unsplash, violin

극찬만 하다가 글이 끝날 위기라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글에 담은 모든 분은 권위적인 상을 받으신 대단한 분들입니다. 감히 평가하기도 그런 위대한 분들에 경의를 표하는 거 말고는 할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을 통해 새로운 클래식 연주자를 알아가고 인생에서 ‘희망'을 전해주는 음악을 알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양인모 바이올리니스트는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떠오릅니다. 니콜로 파가니니는 마치 악마와 계약을 한 거 같아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렸죠. 피아노로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유난히 손이 커서 음의 차이를 쉽게 극복한 이가 파가니니였죠. 그래서 그의 곡은 지금도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 뽑습니다. 기교가 화려하고 연주하기 어려운 곡을 잘 듣는 저에게는 안성맞춤입니다.


양인모 바이올리니스트는 파가니니 곡 해석이 좋습니다. 틀리지 않고 켜기도 힘든 곡을 자신만의 색깔을 넣어서 연주하죠. 그게 부럽기도 하면서 이 작은 나라에서 수많은 천재가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습니다.


한재민, 우아함과 사랑스러움 그 사이

*202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첼로 콩쿠르 1위

manny-becerra-8toEPksNNNk-unsplash.jpg 이미지 출처: unsplash, cello

한재민 첼로니스트의 연주는 적힌 제목과 같습니다. 우아함과 사랑스러움 사이입니다. 그 사이 어느 중간에 있는 거 같은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기쁨이 흘러갑니다. 첼로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악기였다는 사실을 그가 없었더라면 몰랐을 겁니다. 어린 나이지만 한재민 첼로니스트의 곡은 우아하다는 표현을 쓰게 됩니다.


사랑하는 게 있다면 우린 그것에 열정을 쏟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는 책에 열심을 낼 것이고,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농구에 열심을 낼 것입니다. 그의 첼로 곡을 들으면 사랑하는 걸 연주하는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됩니다.


욕이 난무한 랩이 들어있는 노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건 사랑하는 마음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죠. 자신의 열등감을 비난과 욕으로 풀어버리는 곡을 마주할 때면 저까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의 연주는 첼로에 대한 사랑이 들어가 더욱 아름답습니다. 천재라고 불리는 어린 학생의 클래식을 들을 때, 미래가 기대됩니다. 벌써 한재민 첼로니스트의 미래가 빛나리라 생각됩니다.



잔잔하고 따스한 클래식

manuel-nageli-7CcPLtywRso-unsplash.jpg 이미지 출처: unsplash, ensemble


클래식과 거리가 멀다는 사람들은 ‘재미’가 없다는 말을 시전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재미가 다르니깐요. 하지만 잔잔하고 따스한 건 오래갑니다. 그래서 Classic 고전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거죠.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며 클래식을 듣기 좋은 겨울이 왔습니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그리고 나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좋아하는 연주곡 하나 들어보실래요?

혹시 모르죠. 저와 함께 클래식을 사랑하게 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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