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오래 한 활동은 먹는 거, 자는 거 정도가 될 겁니다. 독서, 글쓰기, 사진 찍기, 그림 그리기, 캘리그래피, 뮤지컬 보기, 클래식, 큐브 등 다양한 취미를 지닌 사람입니다. 그중 오래 한 건 다름이 아닌 캘리그라피입니다. 저와 캘리그라피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여전히 지금도 캘리그라피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저의 모습은 재능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딱히 잘하는 게 없는 게 저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게 캘리그라피였죠. 끄적거리면 나오는 글이 재밌었습니다. 글 하나 쓰는 게 무슨 별일이겠지만, 별난 일처럼 반응해주는 사람들도 재밌었습니다. 꾸준히 써온 캘리그라피는 이제 9년 차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재능기부를 하기도 합니다. 글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 쓰는 이 글은 어쩌면 제 자랑이자 회상입니다.
기록하는 게 즐거웠던 20살이었습니다. 대학에 와서 줄기차게 캘리그라피를 했었던 거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면 특별하게 됩니다. 20살이 힘들었던 날이 많았지만 지나고 보면 기쁜 일도 많다고 회상하게 됩니다. 일상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지금 보면 이때의 캘리그라피는 아날로그 붓펜으로 하고, 스마트폰으로 편집을 자주 해서 조금 날카로운 느낌이 듭니다. 어른이 되어 중, 고등학생을 볼 때 귀엽게 보이듯이 제 기록도 그렇습니다. 어색하다고 생각했던 게 나만의 특색이었고 개성이었습니다.
아직은 어리고 다듬어지지 않는 글입니다. 물론 온전한 글이란 없겠죠. 다양한 글씨체 중에서 제가 더 좋아하는 글은 날카로운 글씨입니다. 공병각체로 유명한, 공병각 작가의 캘리그라피 책으로 독학을 한 게 큰 이유 중 하나일 듯싶습니다.
캘리그라피를 ‘종합예술'이라고 자주 이야기합니다. 춤도, 노래도 아닌 캘리그라피를 왜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할까요. 캘리그라피가 담긴 사진 한 장에는 구도, 이야기, 글, 그림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한 노고와 희생이 있듯이 캘리그라피도 그러하죠. 똑같은 사진을 보고 따라 하는 캘리그라피를 하지 않으면 9년 차가 된 지금도 고민을 하고 여러 번 작성해야지 좋은 성과를 냅니다. 뭐든 대충 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란 어려운 법이지요.
혼자 하기도 하고, 함께 하기도 했던 캘리그라피가 22살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외주 같은 걸 받아서 하기도 했고, 돈을 받으면서 캘리그라피를 가르쳐보기도 했죠. 운이 좋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운을 기회로 바꾸는 건 그 사람의 몫인 거죠. 아이패드를 구입하고 난 다음 캘리그라피를 다양하게 했습니다. 혼자도, 함께도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작년에 아이패드에 쓴 캘리그라피가 600개 정도 되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놀랐던 것 같습니다. 일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도 자주 썼었죠.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냐는 물음을 자주 들었습니다. 캘리그라피는 짧은 시간에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질문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답으로 일관합니다. 꾸준히, 많이. 두 가지만 하면 되지만, 이 두 개가 제일 힘든 법이죠. (내 영어 실력아, 눈 감아…)
혹여나 캘리그라피가 관심 있다면 언제나 댓글로 이야기해주세요 ! 소소한 팁이라도 나누고 싶어요!
놀라실 거 같지만, 이제는 캘리그라피를 혼자 있을 때는 잘하지 않습니다. 근근이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하나씩 하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캘리그라피는 제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글과 책이 더 제 삶에 많은 차지를 하고 있죠. 캘리그라피와 권태기거나 싫어진 건 아닙니다. 그저 더 좋은 게 있는 것 일뿐입니다.
글씨에 대한, 캘리그라피에 대한 제 생각을 소소하게 담아보았습니다. 어떠한가요?
여러분은 9년 동안 꾸준히 했던 취미생활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그 정도로 투자하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