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취향을 하나씩 고백하는 기분이라 묘합니다. 향수에 관한 이야기는 고민을 하다 풀어내기로 했습니다. 향기에 민감한 편이라면 저의 말에 공감이 되실 것이고 아니라면 힘들 겁니다. 향에 예민하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책을 읽다 저를 돌아보니 ‘향기에 민감한 사람'이었습니다.
조금만 고민해봐도 답은 나옵니다. 1년에 외식할 때 고기 집, 곱창 집 등 구워주거나 구워 먹는 식당은 가지 않습니다. 향수를 매일 들고 다니고, 자기 전에는 플로우 미스트을 뿌리고 캔들을 켜 둡니다. 고등학생 때 담배 냄새가 나면 같은 버스를 타지 않을 정도로 확실했습니다.
좋은 향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향수가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향수를 잘 구입하지 않는 사람이죠. 돈이 없는 게 더 맞는 말이겠네요. 나중에 나이가 들면 딱 3개 정도 향수를 두고 싶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향수 3개 정도요.
향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인위적인 향은 별로'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대부분 향수 말고 섬유유연제 냄새는 좋아합니다. 섬유유연제도 인위적인 향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연적인 향이 자연 그대로가 아닌 사람의 손길에 닿은 향 일 수 있다는 겁니다.
아마 그들은 강한 향수의 향에 익숙해져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비 온 뒤 다음의 흙냄새, 나뭇잎 냄새, 새벽녘의 공기 냄새 등 이런 냄새를 실제로 맡은 게 아니라면 대부분 인위적인 향입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향인 향수가 비싸다는 게 슬프지만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을 보면 어울리는 향수와 색깔을 부여하곤 합니다. 저 사람은 플로럴 계열이 어울리겠고, 저 사람은 우디가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합니다. 사람마다 분위기가 다릅니다. 옷을 많이 구입하는 것보다 향수를 좋아하는 건 향기로 분위기를 빠르게 바꾸기 때문입니다. 향수는 후각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를 바꾸게 하곤 합니다. 진한 남자 스킨의 대표적인 향수 말고는 대체로 향수를 좋아해 호불호가 덜하지만 제일 구입하고 싶은 향수는 2가지 있습니다. 여전히 비싼 금액과 집에 있는 향수로 망설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돈이 있어도 구입 못할 거 같지만, 여전히 좋아합니다.)
diptyque 창립자 중 한 사람인 Yves Coueslant은 어린 시절 여름방학을 하롱 베이 도손 바닷가에서 보내며, 그의 아버지가 지어 올렸던 작은 탑에서 놀곤 했습니다. 큰 항구도시 하이퐁의 습한 열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도손의 공기는 좀 더 시원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그렇게도 좋아했던, 은은한 향신료 향이 어우러진 황홀한 튜베로즈 향기가 해풍에 실려 갑니다. 도손의 향은 인도차이나에서 보낸 어린 시절 추억처럼 섬세하고 지속적입니다.
딥디크 소개 글
딥디크는 웬만한 사람이라면 아는 향수 브랜드입니다. 저 또한 공병의 모양이 이뻐 알게 되었던 향수입니다. 도손은 딥디크 향수의 효자 템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상품 중 하나입니다. 우연히 다른 향수의 도손 향이 좋아서 맡다가 인생 향이 되었습니다. 가을과 겨울에 잘 어울리는 이 향이 돌돌 말린 목도리와 유독 잘 어울렸습니다.
(괜찮은 가격이라 구입할까, 싶으면서도 맡아보지 못한 향이라 고민이 됩니다.)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압생트를 진짜 향수로 탄생시키기로 했어요. 압생트가 그 당시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처럼 일상 속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향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술에서 받은 영감을 향수로 만들어 보는 건 시도해보지 않았던 방식이었지만, 기존의 틀을 깨는 것에 예술이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압생트 향수 소개들
이 향수를 알게 된 건 조금 우연에 가깝습니다. 우연이 필연이 되고 싶어 향수를 고민했던 적도 있지만, 이미 집에 고이 있는 10개가 넘는 향수들에 항상 눈을 돌렸습니다. 매혹적인 향수일 것만 같은 이 향을 한 번은 맡아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모든 이가 향수를 쓴다면 그것만큼 머리 아픈 사회는 없을 겁니다. 향에 노출이 심한 곳은 머리가 아찔해지니깐요. 바라는 건 향에 예민한 사람이 많아지는 게 아닌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만의 향을 찾아가는 길은 즐겁고 행복한 삶을 만드는 지름길 같습니다.
자기 전 뿌리는 플로우 미스트에 잠들 기 전 행복을 충전할 수 있고,
집을 나서기 전 고르는 향수는 앞으로 있을 하루의 기대감을 넣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