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린 브런치 글 중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너에게는 책이 친구였잖아.
그러니까 남들보다 책이 더 특별한 거지.
최근에 여러 일 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2-3시간마다 눈물을 흘려서 눈이 붕어가 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찾은 건 책이었습니다. 읽고 싶어서 읽었다기보다는 살고 싶어서 잡은 게 책이었습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저에게 정말 책은 친구이자 연인이자 위로였습니다.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찾으려고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만 팔 천 원 정도 되는 책 한 권이면 충분했습니다. 습관처럼 읽어 내려가는 책이 크게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실패했다는 생각에 휩싸일 때 책이 말하더라고요.
대부분의 여행기는 작가가 겪는 이런저런 실패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
여행의 이유 중에서
사람의 말로 위로를 받으면 휘발되어 날아갑니다. 말의 특징이기도 하죠. 그러나 글을 다릅니다. 기쁜 날에는 기쁨을 주기도 하고 슬픈 날에는 위로를 주기도 하죠. 능동적이지 않지만 이 수동적인 매체의 기쁨이 저를 꼭 안아준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울음이 그치지 않는 며칠 전처럼 말이죠.
e-book을 종이책보다는 선호하지 않습니다. 둘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전체를 빠르게 볼 수 있는 종이책이죠. 그렇지만 어떤 모습이어도 책이라면 좋습니다.
사람에게 어떤 모습이어도 좋다는 말을 하면, 그 말을 드는 이는 감동을 받을 터입니다. 그 말을 들어본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요.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책은 어떠한 형태든지 모습이든지 좋습니다.
잡지도, 종이책도, E-book도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거죠.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이북 리더기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가벼운 리더기에 책을 가득 넣어두고 여행을 떠날 때면 기술의 발달에 대한 찬사가 절로 나왔죠.
책을 이야기하다 보면 수다쟁이가 되는 제가 보입니다. 문득 사랑을 하는 걸 이야기하는 일이 얼마나 좋은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싫어하는 일을 이야기하는 건 끝에는 힘듦, 부적절한 감정이 쏟아 나오지만 좋아하는 건 다릅니다.
책을 나의 전부이자 사랑이라고 지칭했던 건 내면의 어려움이 있을 때면 책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실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제 곁에는 늘 책이 있었습니다. 어떤 형태로도 말이죠.
책을 펼치는 오늘도 감사가 흐르게 됩니다.
아, 읽을 수 있음이 어찌나 감사한가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