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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Apr 19. 2024

19. 아직은 취향보다 일상

호기롭게 취향을 찾아야지 했는데 아직은 일상에 묻힌다. 내가 좋아하는 걸 고민해 볼 시간 없이 가족들 다수의 선택에 따라가고 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여유롭게 나를 돌아볼 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지 않은 현실이다.


처음으로 고등학생 학부모가 되었다. 기숙사에 있는 아이를 데려오고 데려다주고 아이와 대화를 더 많이 나누게 된다. 초등학교도 긴장이었지만 지금 고등이 더 긴장되는 건 아이가 더 성큼 자라고 곧 내 품을 온전히 떠난다 생각되어서다.


아이가 하나면 고등만 준비할 텐데,  공부에 관심이 없는 둘째의 중학교 생활도 챙겨야 한다. 첫째는 조용히 자기 할 일을 잘하는 아이라 중학교는 별로 신경 쓸 것 없이 학교 생활을 했다. 상점을 받고 칭찬을 받고 혼자 알아서 척척해냈다. 나는 옆에서 응원하면 되었다.


그에 반해 올해 15살 둘째는 계속 아이 같더니 공부에는 흥미가 없지만 학교 생활은 즐겁다. 내가 볼 때는 학교 생활에서 챙겨야 할 것들을 엄마인 내가 다시 챙겨야 할 것 같다. 어제 담임 선생님과 상담에서 다시 한번 느꼈다. 영어 단어 시험 이야기를 하시는 선생님을 보고 그래도 좋은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생각했다. 아이를 그냥 놓고 가실 수도 있는데 자기를 믿어 달라 신다.


첫째를 올해 중학교 졸업 시켰는데 내가 중학교에 대해 잘 몰라서 바쁘고 고등은 첨이라 바쁘다. 아이들이 잘 알아서 하겠지 하지만 무작정 아이에게만 맡길 수가 없다. 엄마도 어느 정도는 알아야 같이 고민도 하고 조언도 하고 할 수 있다. 정보도 찾고 선생님 말씀을 알아들을 정도는 돼야 한다.


그렇다고 엄청난 학구열이 있는 엄마는 아니다. 그냥 밝았으면 했는데 고등학교 간 큰 아이를 보니 공부도 시켰어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된다. 나름 잘한다 했는데 아이 스스로 공부를 너무 안 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내신을 받기 어려운 타이트 한 학교를 가고서 아이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다. 둘째는 수학을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내가 다시 수학책을 펼쳐보고 수학 유튜브를 보고 있다.


나도 새로운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고 도서관에 수업을 나간다. 당분간 계속 바쁠 것 같다. 쓰다가 멈춘 원고도 마무리해야 하고..


취향 찾기는 잠시 멈추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엄마의 취향 찾기는 계속되겠지만 꾸준한 연재는 오늘로 마무리를 한다. 시즌1은 여기까지. 다시 시즌2로 만나요.


나로 살고 싶지만 나는 아직 좋은 엄마로 불려야 할 것 같다. 삶에서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모든 걸 하려다 제대로 못하게 되기도 하니까. 강제로 찾는 취향보다 삶에서 묻어나 하나의 취향이 완성되기도 하니까. 서두를 이유는 없다.


*이미지는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왔습니다.


[나는 나를 알고 싶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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