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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달리기의 매력

양산천 함께 달리기

by 조아

러너의 도파민이 주최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하는 달리기의 계절인 가을이 점점 사라지는 요즘, 가을과 초겨울의 경계에서 4주 연속 주말 마라톤 대회에 참가 중이다. 10월 19일 울산마라톤을 시작으로 부산바다마라톤, JTBC 서울마라톤, 사상에코마라톤까지 완료했고 이번 주말 제주감귤마라톤까지 완주하면 5주간의 대장정이 끝난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12월 초, 양산 마라톤과 12월 21일 진주마라톤까지 2025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도 2개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참가비도 참가비이지만 이는 아내의 도움은 물론 가족들의 협조가 없다면 절대 불가능할 사항으로 아내 덕분에 가족 덕분에 달리기라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음에 감사한다.


주로 혼자 달리기에 외롭지 않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달리기 자체가 지극히 개인적인 운동이며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가는 여정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이 할 수 있기에 결코 외롭지 않다. 하지만 옆에서 누군가가 같이 달려준다면 보다 안심하고 편하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제주 전지훈련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도 이런 도움을 받았기에 할 수 있는 한, 달리기 입문자가 있다면 도움을 주려고 한다. 동호회 활동을 할 때도 달리기 세계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배의 전담 러닝메이트가 되어 페이스 조절과 호흡 등에 대해 함께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러닝메이트는 그저 옆에서 같이 달려주는 것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자신이 달려야 한다.


12월에 참가 예정인 양산 마라톤 대회에는 친한 후배들과 함께 하기에 그중 한 명과 함께 달리기 훈련을 계획했다. 워낙 일이 많아 바쁜 친구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어 함께 달릴 수 있어 기쁘다. 20년 전 함께 달렸던 추억을 회상하며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후배와의 약속시간 30분 전, 처음 달리는 양산천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가볍게 웜업을 하고 달렸다. 양산천 양쪽으로 높게 쌓은 둑 위를 달리는 기분은 제주 전지훈련 때 대장님이 알려주신 방파제를 달리는 기억이 떠오르며 마치 구름 위를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바라보는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웠다.



후배의 최장 거리가 5km였기에 무리하지 않고 9분 대의 페이스로 7km를 달리기로 하고 양산천을 가볍게 달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학과 선후배 사이로 만난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알고 지내온 시간만큼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의 지인은 후배와 함께 달린다는 사실 자체가 축복이다.


나의 20대를 아는 사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최고의 시간이라 부르는 20대지만 그만큼 미성숙했고 철없던 시절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미성숙했던 나를 이해하고 존중해 준 후배의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더욱 깊은 유대감을 유지하고 싶고 앞으로도 더 오랫동안 후배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만들려 한다.



천천히 달리니 어느새 계획했던 7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었고 혼자 달렸을 때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거리였지만 함께 달리니 쉽고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는 후배의 말을 들으며 함께 달리기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양산 마라톤 대회에서 1시간 안에 완주하자는 목표를 세웠지만 그보다 먼저 세 명이 함께 완주하고 싶다.


기록의 가치보다 함께 완주했다는 것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며 서로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것이다. 달리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운동이지만 동시에 함께 하면 지극히 집단적인 운동이 되는 매력이 있다. 함께 달리면서 각자의 달리기를 응원하며 서로의 달리기로 완성해가는 마법의 순간이 함께 달리기의 진정한 매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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