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등속운동이다

몸으로 배우고 익히는 시간

by 조아

이번 주는 겨울 날씨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포근하기도 했고 발목의 상태가 좋아서 하프 달리기 훈련을 두 번 했다. 물론 올해 목표인 달리기 마일리지 매월 300K 달성하고 싶어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2월에 참가하는 대구마라톤 준비이다.


작년 두 번의 마라톤 풀코스를 경험하면서 정말 거리주, 시간주 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에 기회가 되는대로 달리기 훈련을 하려고 한다. 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는 없던 핑계도 만들어 달리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기에 일단 옷부터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겨울 달리기의 숨은 매력은 지방의 축적을 막아줘서 살이 덜 찔 수 있다는 것이라 굳이 마라톤 대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편안함을 위해 체중 감량이 절실한 나에게는 겨울 달리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힘들어도 해야 하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영역이다.


연초 남들이 다 하는 2026런을 한 후 단 한 번도 20K가 넘는 거리를 달리지 않았다. 발목이 좋지 않다는 그럴싸한 핑계를 내세워 가급적이면 짧은 거리를 달리려고 했지만 발목 상태가 호전되고 따뜻한 날씨 속에서는 그 어떤 핑계도 소용이 없다.



"이렇게 따뜻한 날씨에 달리지 않는다면 이건 러너의 직무유기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너무 포근한 날씨라서 굳어 있던 근육이 풀렸으니 더 이상의 핑계를 댈 수 없었다. 불타는 금요일, 서둘러 퇴근하여 옷을 갈아입고 딱 16km만 달리자는 생각으로 바로 밖으로 나갔다.


가볍게 웜업을 하고 달리는 데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반팔, 숏츠 차림으로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체온 유지를 위해 덥지만 참기로 했다. 이 정도로 따뜻한 날씨에 달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 쉬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밖으로 나온 내가 대견스러웠다.


아직 하프 달리기 훈련의 피로가 남아 있기에 빠르게 달리기보다 730 페이스로 천천히 달렸다. 나보다 빠르게 달리던 마라톤 동호회 러너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오버 페이스 했던 과오를 떠올리며 오늘은 꼭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기로 굳게 다짐했기에 주변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


오직 나에게만, 나의 달리기에만 집중하며 달렸고 본능적으로 빠르게 달리고 싶은 욕망을 제어했다. 빠르게 달리는 것도 좋지만 능사는 아니기에 지금 나의 컨디션과 상태에 적합한 페이스를 찾고, 그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오늘 훈련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내 안에서 요동치는 빠르게 달리고 싶은 욕망과 멈추고 싶다는 유혹을 모두 물리치고 처음 생각했던 16K를 완주하고 5K를 더 달려서 이번 주, 두 번째 하프 달리기 훈련을 마무리했다. 천천히 걸으며 호흡을 정리하면서 달리기 마일리지도 채우고 일주일에 하프 달리기 훈련을 처음 한 나를 칭찬했다.


첫 훈련 때와는 다르게 호흡하기 편했고 근육이 뭉친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는데 이는 마라톤의 본질을 충실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러너마다 각자의 페이스가 있다. 신체적 특성과 훈련의 성과로 인해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의 페이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나의 경우에는 710 페이스가 심박수 135~140를 유지하는 최적의 페이스이다. '180의 법칙'보다는 조금 높지만 이 페이스에서는 호흡도 편하고 가벼운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힘들지 않다. 하지만 나는 평소 이 페이스가 아닌 오버 페이스를 하기에 훈련 후 근육이 뭉치고 힘들어했다.


물론 페이스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인터벌이나 업힐 훈련을 하면서 심박수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겨울 달리기에서 무리하게 달리는 것보다는 추운 겨울,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누적 거리를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느낀다.


작년 JTBC 서울마라톤에서 한 페이스메이커께서 "마라톤은 등속운동이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무조건 빠르게 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자신의 페이스를 결승선까지 유지하며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이제야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직접 경험함으로 몸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이런 배움이 너무 좋다. 체득화 과정으로 통해 조금씩 내 것이 되어감을 온전히 느끼며 페이스 유제에 더욱 신경 쓰며 훈련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마라톤은 등속운동이다"라는 문장을 머리가 아닌 몸이 이해하는 날까지 부단히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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