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당연함을 감사함으로

달리기를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다

by 조아

겨울이 되면 한반도는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성 고기압과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지형 때문에 극한의 추위를 느끼는 커다란 냉동실이 된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살다 온 외국인들도 한국의 겨울에 혀를 내두르는 것은 어찌 보면 지형적 차이를 간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말, 나는 하프 달리기 훈련을 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멍청하게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2km의 거리를 걸으며 쿨 다운을 했다. 누가 봐도 당연한 결과겠지만 감기몸살에 걸렸고, 이틀을 몸 져 누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쉬었다면 조금 더 빠르게 회복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월요일에도 아내의 농담에 자존심을 부리며 출근을 강행해서 상태가 더 나빠졌다. 구토와 두통, 오한에 시달리며 침대와 한 몸이 되어 기력을 잃었지만 아내의 간호와 과일단식 덕분에 빠르게 회복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쉬다가 겨우 일어나 점심을 먹고 창밖을 보니 날이 너무 좋아 보여 밖으로 나가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달리기를 했다가는 1월의 달리기를 몽땅 쉬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어 욕망을 제어하고 집안에서 가볍게 보강운동만 했다.



보강운동을 하면서도 이미 마음은 밖으로 나가서 율하천을 달리고 있었다. 달리고 싶은 데 달릴 수 없는 상황은 러너에게 정말 견디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비슷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축복이라는 것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음을 모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고 달리기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달리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먼저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달리기를 위한 대가 지불이 필요하거나 선택의 우선순위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달리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당연함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이 당연함이 아니라 부모님의 희생과 가족들의 배려로 누리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삶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감사의 반대말은 원망과 분노가 아니라 당연함이라 생각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감사할 줄 모르고 마치 아무 공로 없는 자신이 개선장군이 된 것만 같은 착각 속에서 누군가의 희생과 배려 위에 서 있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이다.



당연함을 감사함으로 바꾼다면 지금 내가 속한 풍경을 대하는 태도는 반드시 달라진다. 지금 숨 쉬고 있는 공기, 내가 서 있는 대지, 배고픔을 채워주는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까지도 감사할 것들은 차고 넘쳐난다.


4일 만에 달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감사함에 대해 집중적으로 사색했다. 체력이 떨어져 조금 힘들긴 했지만 마음속에는 무엇에 감사할까 생각하며 달렸기에 시간이 가는 줄도 추운 줄도 모르고 달렸다. 일상의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을 누리는 러너로 달리기는 물론 삶을 대하는 태도도 바꿀 것이다.


나는 감사함을 알고 일상의 모든 것에 감사하는 러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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