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바꾼 이유
인공지능이 등장한 요즘, 스마트폰이 없는 현대인의 생활을 감히 상상할 수 있을까?? 매일 새벽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람으로 깊은 잠에서 깨고, 오늘 해야 할 일을 정해진 시간에 미리 알려주는 편리한 스마트폰이 없다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글쓰기를 할 때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초록 검색창에 입력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두꺼운 사전을 찾는 것을 상상하면 아마 글쓰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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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3년 정도 아이폰 12 프로 모델을 사용하다가 오타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글쓰기에 집중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바꿨다. 아이폰 14 프로맥스 모델로 바꿨는데 조금 무겁기는 했지만 화면이 커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가 없을 때 글쓰기를 하기 편했다. 주로 글을 쓸 때는 태블릿 PC를 이용하지만 출장이나 비행기를 탈 때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
일부러 스마트폰 구매 당시 최신 모델보다는 그동안 눈여겨온 제품을 구매한 나를 의아하게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아이폰의 8핀 충전기가 좋았고, 고가의 최신 모델보다는 출시된 지 조금 지났지만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금액대의 모델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최신폰이 아니기에 할인을 받아 저렴하고 구매했고 글쓰기는 물론 사진을 찍을 때나 기록할 때 요긴하게 사용했다.
상대적으로 화면이 작은 아이폰 12 프로보다 오타는 적게 났지만 오타가 전혀 나지 않은 것은 아니라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글쓰기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을 때나 긴급할 때 글쓰기 정말 좋았다. 발열에 대한 불편함도 해결되어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8월부터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이런 장점과 편리함이 조금씩 단점과 불편함으로 변했다.
나는 달리기를 할 때 기록을 측정하기 위해 주로 가민포러너 965를 사용하지만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휴대하고 달리기 때문에 아이폰 14 프로맥스 모델은 무게와 크기가 편리함이 아닌 불편함으로 작용했다. 파손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애플케어도 만료되어서 움직임이 많은 달리기를 하면서 혹여 떨어트리지는 않을까 불안함 마음도 들어서 튼튼한 케이스를 사용했는데 오히려 부피와 무게가 늘어나 달릴 때 좋지 않았다.
러닝 베스트나 러닝 벨트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달릴 때마다 깜박해서 착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고, 달리기를 할 때 덜렁거리는 느낌이 들어 아주 불편했다. 간혹 달리기를 하는 도중 아이가 나를 찾는 전화가 올 때도 있어 스마트폰을 휴대하지 않고 달리는 것이 쉽지 않아, 무겁고 부피가 큰 스마트폰을 울며 겨자 먹기로 휴대한 채 달리기를 했지만, 거리가 점점 늘어날수록 불편함은 가중되었다.
흔히 스마트폰을 바꿀 때 사양이 좋은 모델로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나는 사양이 낮은 모델로 다운그레이드를 했다. 이런 역행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역행을 감수하더라도 달리기를 할 때 느끼는 불편함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을 선택했다. 아이폰 SE3가 화면 크기도 작고 속도가 느리더라도 달리기를 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요즘 스마트폰 트렌드도 '초슬림'이 화두라서 더 얇고 더 가벼움을 추구한다. 스마트폰을 바꾼 것이 이런 트렌드를 미리 알아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을 얻기 위해 시대의 역행을 선택했고 어제부터 달리기를 할 때 너무 편하고 좋다. 러닝 벨트를 하지 않고 그냥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달려고 무겁거나 부피가 크다고 느끼지 않는다.
달리기로 인해 점점 삶의 세밀한 부분까지도 변하고 있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유익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바꾼 이유가 오직 달리기를 할 때 느꼈던 불편함에서 자유로워지는 것만이 아니라, 늘 내 손이 꽉 쥐고 있던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더 많은 것을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나는 작은 스마트폰으로 바꾼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작은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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