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4일, 6학년 첫 학기가 시작이 되었다.
매 학기 시작마다 우리 반 아이들이 기대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전학생! 그것도 그냥 전학생이 아닌 남자 전학생이다.
"제발 남자 와라. 남자 와라. 선생님, 이번에는 제발 남학생이 왔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도 전학생이 2명 오긴 했지만 전부 여학생이었다. 남자 전학생은 3학년 1학기 때 주환이가 로컬 학교에서 온 게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는 단 한 명의 남학생도 오질 않았다.
더군다나 우리 반은 남학생 3명, 여학생 8명으로 성비가 매우 불균형한 상태였다. 우리 반 남자아이들이 기가 센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항상 주눅이 들어 있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 와중에 좋은 소식이 날아왔다.
"얘들아, 좋은 소식이 있어."
"뭔데요? 설마 전학생?"
"맞아, 이번에 2명 전학생이 오기로 했어."
"설마 남자? 남자 맞죠? 제발..."
아이들은 잔뜩 기대한 표정으로 내 대답을 기다렸다.
"어, 그중 한 명은 남자야."
"(환호성을 지르며)예에에에에에에!!!!! 와... 3년 만에 남자 전학생이 왔어. 드디어 남자가 4명이야!"
순식간에 교실은 파티 분위기가 되었다.
"안녕, 나는 한국 경기도에서 왔고 이름은 한동현이야. 잘 지내보자, 얘들아."
동현이는 전학 온 첫날부터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너무 빨리 적응을 해서, 전학생이란 것을 잊어버리고 작년부터 있었던 학생이라고 착각까지 들정도였다. 동현이는 기존 우리 반에서 하고 있던 데일리 리포트, 자기 계발 팀대결, 온라인 스터디 등에도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무엇보다 참 다행인 점은 동현이가 성윤이랑 성향이 잘 맞다는 것이다. 성윤이는 나머지 두 명의 남자아이들처럼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거나 뛰어노는 활동적인 것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교실에서 친구들과 조잘조잘 떠들거나 보드게임 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우리 반에는 마음이 맞는 남자 친구가 한 명도 없어 그동안 여자 아이들과 놀거나 6학년 형들과 같이 놀 수밖에 없었다. 유치원까지 포함해서 무려 6년 동안 말이다. 다행히도 성윤이는 전학온 동현이와는 너무나 쿵짝이 잘 맞았다. 좋아하는 게임, 운동, 애니메이션, 심지어 연예인까지 모든 게 잘 맞았다. 금세 두 명은 단짝 친구가 되었다.
남자가 홀수라서 불균형했던 체육 시간에도 이제 남자가 짝수가 되어 숫자가 맞았다. 무엇보다 동현이가 오자 남자아이들의 기가 살아난 게 보였다.
"여자들아, 이제 동현이 와서 우리 4명이고 선생님까지 하면 5명이야. 조금만 있으면 우리가 역전할 수도 있다고!(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하하하하"
이번에 중국 로컬학교에서 전학 온 설아도 참 괜찮았다. 설아는 5년 동안 로컬에서만 학교를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실력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승부욕이 있고 매사에 열정적인 것이 마음에 들었다. 설아 또한 성격이 좋아 금세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
"얘들아~ 우리 전학생들도 왔는데, 다 같이 축구 한 판 할까?"
"네!"
전학생들 덕분에 좀 더 다이나믹하고 즐거운 6학년 생활이 될 거 같아 기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