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맛집 소설 -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

마늘단편 - 비엔나 VIER SINNE

by 마늘



"참, 눈 먼 레스토랑이라고 들어봤어?"
갑자기 내 무릎을 베고 누워있던 그가 내게 물었다.
"응? 눈 먼 레스토랑? 뭐지?"
그는 말을 이어갔다.
"몇 해 전부터 이곳저곳에 한 두 개씩 생기고 있는 레스토랑인데 실내가 어둡데. 아니, 실내가 암흑 이래. 그래서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은 음식 맛에 최고로 집중할 수 있다나? 게다가 더 놀라운 건 음식도 맹인이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어."
"에이, 설마. 그건 좀 그로테스크하지 않아? 뭐, 궁금하긴 하다만..."
그는 내 무릎에서 고개를 들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봐봐. 여기. 지금 이 곳에서 멀지 않은 비엔나에도 있다고. 어디 보자, 상호는 VIER SINNE 라고 되어있네. 어때. 가볼까?"
그의 눈은 반짝였다. 나는 그런 그의 눈동자를 좋아했다. 그와 사랑에 빠진 이유도 천진난만한 그 반짝이는 눈동자 때문이었다.
"흠, 정말 궁금하긴 하네. 문득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도 생각나고."
스마트폰으로 그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집중해 찾아보던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특이한 건 기본적인 정보 외에는 다른 리뷰나 정보가 없다는 거야. 그 음식점을 다녀온 사람들의 암묵적인 룰이려나? 보면 볼수록 더 궁금한 곳이긴 하네."
사실 크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가 어떻게든 그곳에 갈 것을 알았기에 대답한다.
"그러면 한 번 알아봐. 돌아오는 주말에 가보자." 그는 빙긋 웃으며 내 볼에 키스를 하고 일어난다.
"자기야, 내가 앤디 워홀이나 마이클 잭슨, 고흐나 링컨, 위대한 레보스키, 켄시로보다 훨씬 위대한 이유를 알아?"
"글쎄."
"첫 째, 나는 지금 살아있잖아. 그리고 둘째, 당신과 함께 있잖아."
그는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감동한 듯 크게 기지개를 켜고 주방으로 향한다. 나는 곧 유령처럼 사라질 그의 등을 향해 걸어간다. 이번에는 꼭 안아주리라. 다시는 후회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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