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단편 서울 샌드위치 하우스
"글을 쓴다는 건 말입니다, 무엇보다 꾸준해야 해요. 꾸준하게 글을 써 온 사람들만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바를 정확하게 글로 써 내려갈 수 있습니다. 작은 아이디어들이라도 수첩이나 작은 공책에 적어 두는 습관도 아주 중요하답니다. 맞춤법 같은 건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프로 작가가 되는 시점이 되면 자연스레 부족한 부분은 좋은 편집자들이 채워준답니다. 자신의 글을 소셜이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들은 당신이 유명해지기 전까지 당신의 습작들을 자세히 보지도 않을뿐더러 관심도 가지지 않을 테니까요. 그 프로가 되는 과정에서 당신은 한 사람이라도 당신의 글을 봐줄 누군가를 위해 조금 더 신경 써서 글을 쓸 것이고, 행여 진심으로 당신의 글을 즐겁게 본 누군가가 있다면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운이 좋다면 문장이니 문맥이니, 맞춤법이니 하나하나 트집을 잡혀가며 비난을 받겠지만 그 과정에서 당신은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아셨죠?
그녀는 여기까지 글을 쓰고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무리 읽어봐도 내일 자신의 학생들에게 보여줄 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뭐가 문제인지 자신이 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서너 번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고 뭔가 어색한 문장을 바꾸어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좋아하는 집 앞의 작은 샌드위치 하우스에서 구입해 온 샌드위치를 냉장고에서 꺼내 접시에 담은 뒤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웠다. 베이컨이 듬뿍 들어가 있는 샌드위치였는데 두께 역시 상당했다. 샌드위치가 담긴 접시를 테이블에 올려놓는 순간 그녀는 샌드위치에 관한 글을 쓰고 싶어 졌다.
{정말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의 샌드위치 맛집들을 다니던 한 남자가 폴란드의 샌드위치 매장에서 일하는 여직원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녀는 샌드위치를 너무 많이 먹어서 샌드위치 알레르기가 생겼고 지금은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런 그녀를 위해 샌드위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다시 세상을 방황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아부다비에 있는 금발에 검은 스타킹이 잘 어울리고, 화가 나면 말을 더듬는 햄버거 가게 여사장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가 햄버거 가게의 여사장과 사랑에 빠져 하루에 다섯 끼를 햄버거를 먹고, 백 개씩 햄버거를 만들며 밤에는 그녀의 스타킹을 거문고 뜯듯이 뜯고 있을 무렵 그가 사랑했던 샌드위치 하우스의 샌드위치 알레르기가 있는 여자 친구 역시 그녀 옆 가게에 있는 남자에게 고백을 받게 된다. 그는 키가 작았지만 단단한 체격에 장모 치와와 같이 부드러운 머릿결과 부리부리한 눈을 가지고 있어서 폴란드의 장동건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한 남자였는데... }
그녀는 여기까지 쓰고는 베이컨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베이컨의 짭조름한 맛과 잘 토스트 된 빵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져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다. 크게 기지개를 켠다. 오래 자리에 앉아 있어서 그런지 뭉쳐있던 근육이 풀어지고 조여있던 혈관이 열리며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기 시직 한다. 그녀의 머리는 멍해졌고 그녀는 은근 짜릿한 기분을 느끼며 잠시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