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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관찰_놀이터

by 김주임 Dec 29. 2024

금요일에 퇴근하고 일요일서나야 밖으로 나섰다. 김주임은 감자튀김과 초코 쉐이크가 먹고 싶었다. 따끈하게 데워진 운전석. 짭짜름한 감자튀김과 달달한 초코 쉐이크는 내 온몸에 쫘악 돌았다. 따끈한 운전석 덕분에 더 빠르게 군것질의 흡수가 쫙쫙 느껴졌다. 이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아서 주차까지 완료 했지만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오늘은 남편도 근무라서 이대로 집에가서 먹어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편할테지만 뭔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주차 위치도 공동현관 바로 앞에 주차해서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다. 


 그렇게 주차로 자리를 잡은 자리는 우리 아파트 놀이터가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였다. 보통은 저녁에 들어오기도 하고 평일이기도해서 놀이터는 늘 황량하기만 했는데, 오늘따라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오랜만에 만난게 분명할 누나,형,동생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랜만에 아직 엄마 아빠를 제대로 부를까싶은 어린 아기 뿐이었는데 이렇게 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니 신선했다. 


 성적 고민도 있을까 말까하는 해맑음.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재미있는 아이들. 작은 아이가 귀여운 누나와 형. 어릴 때는 왜 엄마 아빠나 이모 삼촌은 아무것도 안하는데 재미있다고 하는 말을 이해 못했는데 내가 모르는 애들 노는걸 보고 재미있어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감자튀김도 다 먹고 초코 쉐이크도 다 먹고 따끈했던 의자도 식었다. 더 앉아 있기에는 추워진 내 상황을 알았던 걸까? 애들도 다 들어가고 내가 늘 보던 황량한 놀이터만이 남았다. 


 나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랑 '돈까스'랑 '얼음땡' 할 줄 아는데 이제 나와 내 친구들은 코인이나 부동산 결혼 후 경력단절 물가상승 그런 어른들의 대화를 한다. 내가 아이를 낳으면 애기가 같이 해주려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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