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맞는 강사님은 누구?
프랜차이즈 필라테스 센터를 다니고 있다.
그래선지, 규모나 강사진이 부족함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내가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한 낮을 빼고는 촘촘하게 포진되어 있는 수업들이다.
처음 등록을 하면서 일대일 수업을 2회 받게 되었을 때, 상담하신 실장(?)님이 물어보셨다.
- 원하시는 강사님이 있으세요?
강사진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남자 선생님만 아니면 다 괜찮다고 답했던 것 같다.
그렇게 랜덤으로 센터에서 정해주는 강사님과 2회 수업을 마치고 스스로 강사님과 수업 내용을 보면서 수업 예약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운동을 오전에 마치고 싶었기 때문에 9시~11시 사이의 수업을 들었다.
오전 수업에 자주 들어오는 강사님들의 수업을 하나씩 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주 들어가는 강사님이 생겨나게 됐다.
오픈 때부터 이곳을 이용하는 지인 언니는 어떤 강사 수업을 자주 듣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 A 강사가 운동이 좀 되지. B 하고 일대일 했어? 젤 인기 없는 강산데, C 강사도 좀 시시하지 않았어?
A 강사가 잘 가르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그 수업에 들어가 봤다. 모든 강사님들이 수업에 들어오자마자 사담은 전혀 나누지 않고, 50분간 수업 진행만 열심히 하시는데, 언니가 말한 A 강사와 또 다른 D 강사 수업은 운동이 좀 되다 못해 죽을 지경이었다. (A 강사님은 가끔 고급 수업을 열기도 했다) 언니가 운동을 오래 해서 고강도의 운동을 시키는 그 강사님들과 잘 맞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천천히 나에게 맞는 강사님을 찾아나갔다. 뭐 특별한 방법이 없이 각 수업마다 일부러 다른 강사님의 수업을 신청하는 거다. 그러면서 C 강사님 수업을 가장 많이 들어갔다. 운동이 힘들긴 하지만, 목소리의 톤이나 말투, 자세를 잡아주는 티칭 등이 내가 다른 수업에 들어가는 것보다 마음에 와닿았다.
또 다른 E 강사님은 다른 강사님에 비해서 유쾌한 편이다. 센터에 다닌 지 두 달이 지나면서 그분의 수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목청껏 회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강사님만의 독특함이 있었다.
D 강사님이 센터를 옮기셨는지 보이지 않으면서 새롭게 세 분의 강사님이 들어왔다. 그중에 오전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J 강사님은 수업 전에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느낌도 들었는데, 많은 동작을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수업 내용이었다. 다른 강사님들이 쿨다운까지 딱 50분에 마친다면, 이 강사님은 50분이 넘어서야 쿨다운이 들어가는 것.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동작을 너무 빨리 마치고 다른 동작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한 동작에서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B와 C, E 강사님과 다른 점이다.
가끔 센터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나 인스타에 내가 전혀 모르는 강사님도 보인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수업을 계속하시는 강사님도 있지만, 오후 시간에만 오는 강사님도 있다. 그래서 나와는 잘 마주치지 않는 강사님도 많다. 가끔 오전에 운동을 못하고 오후나 저녁 시간의 수업을 듣게 되면, 또 고민이 된다. 내가 아는 강사님이 있으면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갈 텐데, 그렇지 않은 분은 신청할까 말까 고민한다. 수업 내용에 의심은 없겠지만,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운동이 좀 되는 수업이면 좋겠다는 양가의 감정이 내 안에서 충돌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