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의 감각은 어디서 길러지는가

설계자는 순서를 외우지 않는다. 순간의 흐름을 잡는다

by 한끗작가


문장은 잘 썼다.

정보도 알찼다.

그런데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내용은 좋았는데 흐름이 좀…”

“좋은 이야기긴 한데…”


문제는 정보가 아니다.

순서다.




‘설계’란 결국 순서를 고민하는 일이다.

그 순서는 감각의 결과다.

타이밍을 알고, 질문을 예측하고, 말과 말 사이의 리듬을 들을 수 있는 사람만이

순간의 흐름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감각은 어디서 길러지는가?




� 흐름의 감각은 훈련을 거쳐 길러진다.


1. 정보보다 타이밍에 반응해 본 경험


“지금 이 말을 꺼낸다고?”


흐름의 감각은 타이밍에 대한 반응에서 시작된다.

그 타이밍에서 왜 이 말이 나왔는지 알아챌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 훈련법
좋은 콘텐츠(광고, 강연, 에세이 등)를 접할 때
‘기억에 남은 문장’을 떠올리고, 어떤 타이밍에 나왔는지를 곱씹어본다.
정보가 아니라, 순서의 위치를 역추적하는 습관이 흐름의 근육을 만든다.



2. 사람의 질문을 예측하려 해 본 경험


흐름은 논리의 나열이 아니다.

질문을 선행해서 배치하는 기술이다.


“이 말을 들으면, 다음엔 어떤 질문이 생길까?”

→ 그 질문을 미리 다루는 문장을 앞에 놓는다.


� 훈련법
내가 쓴 문단마다
“이다음에 사람이 궁금해할 게 뭐지?”를 적어본다.
정보를 쓰지 말고, 질문의 순서를 구성해 본다.



3. 정리를 멈추고, 리듬을 듣는 연습


흐름은 잘 정리된 문장에서 오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읽히는 리듬에서 온다.

리듬은 눈이 아니라 귀가 먼저 알아챈다.


� 훈련법
내가 쓴 문장을 입 밖으로 읽어본다.
걸리는 지점이 있다면, 그곳이 흐름이 막히는 지점이다.
눈으론 안 보이던 문제들이, 귀를 통해 드러난다.
정보를 쓰지 말고, 질문의 순서를 구성해 본다.



4.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는 사람만이


흐름은 쓰는 중엔 잘 보이지 않는다.

다 쓰고 나서야 보인다.


독자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순간, 비로소 흐름이 감지된다.

이건 ‘쓰기’가 아니라 ‘편집’의 감각이다.


� 훈련법
글을 쓴 뒤 하루 정도 묵혀두고,
다음 날 아침, ‘내가 처음 보는 사람처럼’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그때서야 문장과 문장 사이에 감춰진 간격이 보인다.



5. 기법을 넘어서기 위해, 기법을 익힌다


기법은 ‘형식’이지만, 흐름은 ‘맥락’이다.

설계자는 기법을 깨뜨리기 위해 기법을 배운다.

AIDA, ACTS, MECE 같은 구조는 기본 악보다.

흐름을 설계한다는 건, 결국 타이밍과 맥락에 따라 구조를 다시 짜는 일이다.


� 훈련법
같은 주제를 두 가지 기법(전략적 구조와 관련된)으로 써보고
어떤 흐름이 더 납득되는가를 비교해 본다.
이 차이를 감각화하면, 기법을 넘나들 수 있게 된다.





흐름은 문장 안에서 자라지 않는다.

문장과 문장 사이,

말과 말 사이의 순간과 간격 속에서 자란다.


그 간격을 듣고, 질문을 미리 건드리며,

순서를 다시 설계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설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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