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테니스 vs 헬스와 축구
사람들은 골프나 테니스 같은 운동을 하려면 반드시 레슨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수영도 그렇습니다. 바다나 계곡에서는 이른바 개헤엄을 칠 수도 있지만, 수영장에서 제대로 수영하려면 레슨은 필수입니다. 어린 시절 대부분 한 번씩 거쳐 가는 태권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태권도뿐만 아니라 격투기 종류는 무조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싱이나 유도, 주짓수 같은 격투기류를 독학으로 익혔다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대중의 인식에 레슨 따위 필요 없다는 운동 : 헬스와 축구.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우는 건 어떨까요? 반드시 레슨을 받아야 할까요? 아마 아니라고 대답할 사람들이 절반 이상일 것입니다. 레슨비도 아낄 겸 그냥 눈대중으로 다른 사람을 보고 따라 하거나,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축구 역시 레슨의 필요성은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냥 하다 보면 느는 거지, 굳이 돈 주고 배울 필요가 있나요?’라고 생각합니다. 헬스와 축구는 왜 그럴까요?
헬스와 축구가 레슨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 익숙함.
아마 우리 삶에서 가장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성인에겐 살면서 헬스장 한번 안 가본 사람, 체육 시간에 축구 한번 안 해본 사람 거의 없습니다. 내가 운동을 너무 싫어해서, 여자라서 직접 해 본 경험이 없어도 주변 헬스장은 일상이고, 학창 시절의 체육시간에 친구들이 축구하는 걸 봤으니 이 종목은 그냥 익숙합니다. 내가 아는 종목이니 쉽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운동 방법 몰라도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은 왠지 쉬울 것 같습니다. 익숙하니까! 막상 헬스장에서 눈대중으로 대충 해봐도 크게 문제없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자세의 운동법을 애초에 배워야 할 기술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 : 무지, 불편함, 시간의 절약
사람들은 자기가 모르는 지식,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해선 기꺼이 돈을 씁니다.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으니 전문가를 고용, 서비스나 상품을 사용해서 해결하는 것입니다. 현 상태는 내가 몰라서 불편하므로 이 무지를 편리함으로 개선하고자 돈을 씁니다. 이 상황에선 여러분이 그 누구든 거의 대부분은 ‘을’의 입장에서 결제를 하게 됩니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비용을 치르는 것이므로 터무니없이 비싸도 울며 겨자 먹기로 그 돈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내가 이미 잘 알거나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기술, 서비스에도 물론 돈은 씁니다. 이때는 내가 시간적인 여유가 없거나, 기회비용을 따졌을 때 돈을 쓰는 게 이익을 더 낼 수 있는 상황일 때 씁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엔 여러분이 ‘갑’의 입장에서 결제를 합니다. 굳이 그 서비스나 그 상품이 아니더라도 내가 이 상황을 스스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옵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용이 과하다 싶으면 근거 들어 흥정할 것이고, 그래도 맘에 안 들면 본인 힘으로 해결할 것입니다. 이 경우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그 가치가 애초에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대중의 인식에 헬스와 축구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귀족 스포츠로 알려진 골프와 테니스 vs 개나 소나 다하는 헬스.
골프와 테니스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 인프라상 접하기도 어려우니 태생부터 귀족 스포츠로 인식됩니다. 해당 종목에 대해 우선 사람들이 잘 모르고, 접근성부터 떨어지니 이건 혼자 시행착오 겪으며 익히려 해도 시도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렇듯 골프와 테니스는 문턱이 높은 데다 이미 그 스포츠를 즐기는 유경험자 역시 레슨은 필수라 말하니 누구나 애초에 레슨을 당연시합니다. 또 골프와 테니스는 시간, 돈 들여 꼭 그 시설에 가야만 하고, 장비도 갖춰야 하지만 헬스는 집에서, 반팔 반바지 입고 할 수 있습니다. 헬스는 언제 어디서든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스스로 익힐 수 있는 운동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골프나 테니스와 달리 우리 삶에 익숙한 헬스는 일반인 입장에서도 애초에 레슨비 내면서 배울 종목이 못 됩니다. 하지만 모든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잘하기 위해선 기초부터 익혀야 함은 물론입니다.
다만 2010년 이전과 달리, 요즘은 헬스장을 등록해도 트레이너가 기본적인 시설 이용 안내만 해줍니다. 운동 지도까진 해주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 회원이 헬스장을 등록하고 요금을 낸 것은 시설 이용에 대한 비용을 낸 것이지, 운동 지도 비용이 포함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도를 받고 싶다면 비용을 내는 것이 맞습니다. 이 추세에 맞춰 PT문화가 정착됐고, 운동을 더 배우고 싶은 사람은 이제 돈 내고 PT를 받습니다. 그럼 PT를 안 받으면 운동을 배울 방법이 전혀 없을까요?
다행히 아주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유튜브입니다. 제가 봐도 콘텐츠가 정말 좋습니다. 이 잘 만들어진 콘텐츠 덕분에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초중급자 수준에선 유튜브를 활용해서 원하는 만큼 배우고, 그에 걸맞은 결과를 뽑을 수 있는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유튜브를 활용하되 그에 따른 주의점 등이 간과되고 있으니 다음 글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유튜브로 운동 입문 하는 초보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