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와 씨름을 하는 일이 직업이라서 안구건조증을 달고 산다. 며칠 전 사무실 근처에 안과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고 의사 선생에게 현재 상태에 대해 물어보려고 말을 꺼내자마자, “진료 끝났습니다. 다음!!” 얼굴도 보지도 않은 채, 퇴실을 재촉한다. 그 안과의사에게 사람의 ‘눈’은 대기 순번 5, 6, 7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동네 이비인후과에 진료를 보고 갔다. 단순히 비염약을 처방받기 위해 방문했는데, 비염으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에 공감을 해주면서 대증요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의사라고 하더라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환자나 동료로부터 환영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직업군을 불문하고 ‘의사소통’이 핵심역량이다.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은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주고 어떤 면을 개선하면 좋을지를 보여주는 데 유용한 분석틀이다. 조하리의 창 이론은 조셉 러프트(Joseph Luft)
와 해리 잉햄(Harry Ingham)이라는 두 심리학자가 1955년에 한 논문에서 개발했다. 조하리의 창은 크게 4가지로 이뤄진다. 자신도 알고 타인도 아는 ‘열린 창’, 자신은 알지만 타인은 모르는 ‘숨겨진 창’, 나는 모르지만 타인은 아는 ‘보이지 않는 창’, 나도 모르고 타인도 모르는 ‘미지의 창’이 존재한다.
미래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기에 노사관계에서 미지의 창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노동자나 사용자에게 모두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온다. 노동자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몰라서 불안하고, 사용자는 현재 사업을 계속해야 할지 정리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눈을 마주 보고 자신의 ‘숨겨진 창’을 공개하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 자신의 ‘보이지 않는 창’을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결책은 매우 간단하다.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행동이 없는 비전은 한낮 꿈에 불과하다. 비전이 없는 행동은 그냥 지나가는 시간일 뿐이다. 행동이 있는 비전이 세상을 바꾼다. -조엘 베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