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직장인의 '인간 정글' 살아남기
11화
직장에서 쓰는 가면
마스크도 힘든데 가면이라니요.
by
에너지드링크
Oct 7. 2020
어디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들락날락한다.
그런데 직장에서 만났을 때와 달리, 밖에서 보면 전혀 딴 사람인 경우가 많아 놀랄 때가 있었다.
이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는 건가?
B는 수더분한 차림새와 느릿한 말투를 가지고 있었다. 경력이 꽤 되지만 육아 때문에 파트타임직으로 들어와 일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을 할 때 세상 순진한 얼굴로 "제가 잘 몰라서요."이런 식으로 겸손하게 말했다. 그런데 말은 겸손하게 하면서도 막상 일을 할 때는 가르쳐 준대로 안 하고 실수가 많은 편이었다.
같이 일하는 우리는 그분은 조금 느리니 시간이 걸리는구나 이해해주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깥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 사람들과 지나가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똑바로 안 할 거야? 내가 하나하나 다 가르쳐 줬잖아."
속사포처럼 떠드는 그녀는 바로 B 였다.
이렇게 말 잘하는 사람일 줄이야. 평소에 주눅 든 것 같은 목소리가 아니다.
통화하는 상대방
이 누군지는 몰라도 쥐 잡듯이 잡아서 깜짝 놀랐다. 다른 사람들도 가끔 그녀가 전화받는 모습을 몇 번 봤는데, 저렇게 성격도 있고 엄청 논리적으로 말하는 걸 봤다고 하더라.
그날부터 왠지 B가 다르게 보였다.
'
일 안 하려고 일부러 느긋하게 행동하는 거 아니죠?'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녀는 정말 딱 병원에서 일한 경력이 필요해서 들어왔던 사람처럼 몇 개월
만 일하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런가 하면 S는 삶이 너무나 충만하고 긍정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도 가끔 불만을 터트릴 만 한데 모든 것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남편도 너무 좋고 자신에게 잘해준다는 말을 수시로 꺼내서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나는 뭔가 상대적인 박탈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가끔 남편이랑 투닥거리고 싸우기도 하는 내가
인간적이지'라고
자조하면서
도
'완벽한 가정이란 게 있긴 하구나
'이
런 생각.
그러다가 한참 뒤에 그곳을
다니다 퇴사한 다른 친구에게 물었다.
"거기 S는 아직도 잘 살죠? 그 집 완벽한 가정이 자나. 남편복이 엄청 많나 봐"
그러자
내 친구는 내가 처음 들어본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보통 주말에도 당직 근무가 있는데 S가 당직 근무 때문에
직장에 나와서는 신랑 짜장면을 시켜주더라고.
알고 보니 그 신랑은 혼자 아무것도 못해서 짜장면집 주문도 바깥에 나와 있는 S가 집에 있는 남편 것을 시켜줘야 먹는다는 것이다.
헐. 정말 좋은 남편은 맞는 건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완벽해 보이는 가정인 걸 강조했을까?
직장에서 가면을 쓸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자신을 숨기는 게 힘들 텐데 왜 그렇게
까지 힘들게
사
는 걸까?
우리 모두는 결점이 가득하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불완전한 존재 자체라도 나는
그냥 '나'일 뿐.
내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 결점을 드러낸다고 그 사람을
욕하기보다는,
하
나라도 더 도와주려고 손 내밀어 주는 사람
들
이었다.
그러니 직장에서 가면은 살짝만 써도 됩니다. 계속 쓰다가는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질식사할 수도~
keyword
직장
가면
직장생활
Brunch Book
직장인의 '인간 정글' 살아남기
09
나는 뽀로로 빵이 싫어요!
10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11
직장에서 쓰는 가면
12
직장인 분노 백서: 복수할 거야
13
쩌리가 추측하는, 보스에게 사랑받는 법.
직장인의 '인간 정글' 살아남기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8화)
19
댓글
6
댓글
6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에너지드링크
글쓰기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인생
직업
약사
이 약 같이 먹어도 돼요?
저자
아르바이트, 계약직,정규직, 파견근무, 회사원, 전문직 두루두루 경험하고 있는 직업 체험인. 현재 병원 근무중
팔로워
381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10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직장인 분노 백서: 복수할 거야
다음 1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