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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Oct 10. 2020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잘못된 사랑이 꽃피는 직장

우리 부서에 근무하던 S는 40대 후반의 남자 직원으로  여자들이 많은 부서에서 특유의 아저씨 유머(?)로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던 분이셨다.

  잡담할 때는 눈빛이 빛나다가 일 할 때는 세상 피곤한 눈빛을 보이며 대개 하는 말은,

 "나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


그분이 보통 여자들이 오는 우리 부서에 배치된 것은 라인을 잘못 타서 좌천되었다는 썰도 솔솔 들렸다.

그렇게 몇 년, 내가 육아 휴직을 다녀와 다시 돌아왔을 때 그분은 없었다.

알고 보니 다른 부서로 옮겨 자리도 잡은 모양이었다. 내가 정말 힘들었던 일 년을 보내던 그 시기  간간히 복도에서 마주치면 얼굴이 꽤 좋아 보이셔서 역시 사람은 맞는 자리에 가야 하는구나 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 게시판에 공고가 났다.


S : 대기 발령


대개 회사의 대기 발령은 뭔가 큰일이 있어야 하는 건데 사내 정보가 제일 늦게 도는 우리 부서에도 그 어마 어마한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은 바로 사내 횡령!


처음에는 1억을 횡령했다는 소문이 몇 번을 돌더니 10억까지 올라갔는데 아직도 정확한 횡령 액수는 모른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그분이 사내에  애인이 있었는데 이 모든 일은 그 애인에게 생활비를 대주기 위해서였다고!

S는 고등학생 딸이 있는 유부남. 상대는 골드 미스라고 했다.

우리 부서의 다른 사람도 지하에서 근무하던 S를 1층에서 너무 자주 마주쳐서 도대체 그가 왜 이렇게 자주 올라오나 싶었다는데  바로 상대방 그녀를 보기 위한 것이었나 보다.

직장이란 곳은 남녀가 같이 일하다 보니 수많은 소문과 가십거리가 떠다닌다. 대개는 추측성이었지만,  이렇게 밝혀져 모두가 알만한 일도 빈번하다고.

내가 알던 성격 좋아 보이던 S 씨는 중년의 위기를 로맨스로 극복하려 했던 걸까.


매일 여기는 자기가 있을 곳이 아니라던 S는 아예 회사 밖으로 쫓겨났다.  곧 씨가 된다. 당신의 말을 조심하라.


여기서 궁금한 게 있을 것이다. 상대방 그녀?

잘 다닌다. 도덕적 이 외에 징계 사유로 어울리는 게 없었나 보다.


사랑 좋다. 이 세상에 사랑만 한 것이 어디 있는가? 그러나 직장에서는 그냥 딱 일 적으로만 사랑하고 사랑받자.

여기 이곳에 우리는 일을 하러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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