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믿으십니까?

인상 좋다고 인생 편하지는 않더라.

by 에너지드링크

혹시 길거리에서 '도를 믿으십니까?'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내가 아가씨 때 친구를 만나러 번화가를 다니면, 하루에 두 번씩이나 그들을 만나기도 했다.

신기한 건 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사라진 것 같다. 아님 그들이 다른 곳에서 활동 중일 수도.

들은 보통 이런 식으로 접근했다.


" K 병원에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그래서 내가 길을 알려주면 여지없이 그들은 마치 짠 듯이 이런 말을 했다.


"인상 좋다는 말 많이 들으시죠? 도에 대해 공부해 보신 적 있어요?"

한번 픽 째려보고 총총걸음을 옮기면, 말없이 조금 따라오다가 금세 다음 상대를 물색하러 떠나는 그들.

이런 사람들을 누가 따라갈까 싶다고? 놀랍게도 친언니의 절친이 겁 없이 그들을 따라가 봤다.

그녀가 도인들을 따라 올라간 어느 건물 2층은, 이상한 제단과 제사 음식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절을 몇 번 시킨 후 조상을 잘 모셔야 복을 받는다면서 복 기원비 100만 원을 불렀다는 것.

여자 혼자 몸으로 당당히 궁금증을 풀기 위해 따라 간 언니 친구,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그 분위기에서 절대 그런 것은 안 한다고 당당히 빠져나왔다고 하는 그녀.

그때 이야기 못했지만 진심 존경합니다!


가끔 도가 어쩌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에게 인상 좋아 보인다는 게 접근하기 쉽게 만만해 보인다는 것일까? 그냥 막 말 붙일 정도로 쉬워 보인다는 뜻이었을까?

대형 병원 퇴사 후 중소 병원으로 면접을 보러 간 첫날, 부서장님은 '일 잘 부탁한다', '열심히 해달라'는 말을 하셨다. 입사 후 하시는 말씀이 내가 뽑힌 이유는 '남들보다 나이는 있어도 인상이 좋았기 때문'이라더라.

(이 시기에는 졸업한 해에 바로 취직이 돼서 나이가 곧 연차 순이었다.)


그러더니 막상 같이 일하기 되면서는 그 좋은 인상을 가진 나에게 얼마나 막말을 퍼부었던가.

지난 시간 되돌아보면 막말을 퍼붓는 상대에게 꼼짝 못 하고 속절없이 당했던 이유는, 나 자신의 자존감이 낮았기 때문이다.

만만이가 되었던 건 스스로도 그 정도 대우를 받을 정도의 인간밖에 안된다고 생각한 나 자신의 역할이 컸다.

거기서 당당히 내 주장을 펼칠 수 없었던 건, "너 주제에~"라는 말에 "내 주제에~"라고 자책하던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씩 내 마음도 공부하고 나를 되돌아보면서 그 당시의 나의 모습을 꺼내본다.

그도 잘못했다. 하지만 나도 잘못했다.


인상 좋다고 인생 편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비하면, 자전거 사고로 이마에 상처도 생기고 아닌 건 아니라고 소소하게 말하는 지금이 훨씬 마음도 몸도 편하다.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용서하고 지난 시간 자존감 낮았던 나를 안아주는 중이다.

그때 그럴 수 있었다. 너는 아직 용기가 없었고, 자존감도 낮았지.

이제 조금 더 내면 아이를 안아주고 스스로에게 날개를 달아주자~ 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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