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혼자서도 행복해야 행복이 온다.

by 에너지드링크

나는 가끔 전생에 개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냄새를 잘 맡고 사람들과 친화력이 좋고, 무엇보다 개가 무섭다.ㅋㅋ


사람으로 태어난 나에 대한 동족(개)의 부러움이 살짝 살기로 느진다^^;

단 한 번도 개한테 물린 적이 없는데도 늘 개가 무서웠다.


프랑스 속담 '개와 늑대의 시간'라는 말이 있단다.

나는 이준기 주연의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드라마 속 이준기의 독백으로 이 말을 처음 했다.


"해 질 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키우던 개인지, 나를 해치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이때는 선과 악도 모두 붉을 뿐이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개처럼 온순하게 지냈다. 지난 세월 '착하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심지어 대학원 시절 나 다음으로 조교 업무 할 언니에게 이것저것 업무를 인계할 때였다. 한참 조용히 듣다가 그 언니 왈,


"너 왜 이렇게 착한 척 해?"


착하면 착한 거지 착한 척은 또 뭐냐. 아무튼 꼬인 사람은 모든 것을 꼬아서 보기 마련이다.


과거 소개팅을 한참 하던 시절의 나는 착하다기 보단 오히려 바보에 가까웠다. 연애를 안 해봤으니 당연히 연애의 기술도 없고, 술이 없으니 관계가 오래가지 못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연락하는 거지. 네가 먼저 연락해라"


"너는 나 말고 만날 친구도 없냐?"


마치 개가 주인을 기다리듯 끌려다니기 일수라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누굴 만나도 금방 헤어진 게 너무나 당연했다.


그래서 가짜 이를 붙이고 늑대 인척 흉내도 내봤다. 나에게 두 번이나 고백한 J는 두 번 차이고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고 사라지더니 버젓이 카톡 프로필에 결혼식 사진을 몇 달 안에 올리더라.

M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자꾸 따라와서 늑대 옷을 입고도 내가 도망 다녔다.

가짜 이도 붙여보고 늑대 흉내 내봤자 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




겉이 아니라 문제는 내 내면이었다. 자존감이 낮았던 나는 누굴 만나도 같은 결과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냥 나 혼자서도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내가 나를 사랑하겠다고 결심하니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누구를 만든, 만나지 않 스스로 복해지니 굳이 연애 목맬 일도 없었다.


자존감 회복 얼마 뒤 신기하게도 영혼이 맑아 보이던 지금의 신랑을 만났다.


신랑이 가끔 나를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서로의 순수함에 이끌린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이 있다.

나를 사랑하자. 나의 자존감은 내가 지킬 수 있다. 분히 자존감이 회복되면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

국은 사랑이 전부 아니겠는가.


-개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얼토당토 한 이야기 ('9주년 결혼기념일'을 일주일 지난 후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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