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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습니까?
03화
개와 늑대의 시간
혼자서도 행복해야 행복이 온다.
by
에너지드링크
Nov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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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전생에 개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냄새를 잘 맡고 사람들과 친화력이 좋고, 무엇보다 개가 무섭다.ㅋㅋ
사람으로 태어난 나에 대한 동족(개)의 부러움이 살짝 살기로 느
껴
진다
^
^;
단 한 번도 개한테 물린 적이 없는데도 늘 개가 무서웠다.
프랑스 속담
에
'개와 늑대의 시간'
이
라는 말이 있단다.
나는 이준기 주연의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드라마 속 이준기의 독백으로 이 말을 처음
접
했다.
"해 질
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키우던 개인지, 나를 해치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이때는 선과 악도 모두 붉을 뿐이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개처럼 온순하게 지냈다. 지난 세월 '착하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심지어 대학원 시절 나 다음으로 조교 업무 할 언니에게 이것저것 업무를 인계할 때였다. 한참 조용히 듣다가 그 언니 왈,
"너 왜 이렇게 착한 척 해?"
착하면 착한 거지 착한 척은 또 뭐냐. 아무튼 꼬인 사람은 모든 것을 꼬아서 보기 마련이다.
과거 소개팅을 한참 하던 시절의 나는
착하다기 보단 오히려 바보에 가까웠다. 연애를 안 해봤으니 당연히 연애의 기술도 없고
,
기
술이 없으니 관계가 오래가지 못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연락하는
거지. 네가
먼저 연락해라"
"너는 나 말고 만날 친구도 없냐?"
마치 개가 주인을 기다리듯 끌려다니기 일수라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누굴 만나도 금방
헤어진 게
너무나 당연했다.
그래서 가짜 이를 붙이고 늑대 인척 흉내도 내봤다.
나에게 두 번이나 고백한 J는 두 번 차이고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고 사라지더니 버젓이 카톡 프로필에 결혼식 사진을 몇 달 안에 올리더라.
M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자꾸 따라와서 늑대 옷을 입고도 내가 도망 다녔다.
가짜 이도 붙여보고 늑대 흉내 내봤자
맞
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
겉이 아니라 문제는 내 내면이었다. 자존감이 낮았던 나는 누굴 만나도 같은 결과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냥 나 혼자서도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내가 나를 사랑하겠다고 결심하니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누구를 만
나
든, 만나지 않
든
스스로
행
복해지니 굳이 연애
에
목맬 일도 없었다.
자존감 회복 얼마 뒤 신기하게도 영혼이 맑아 보이던 지금의 신랑을 만났다.
신랑이 가끔 나를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서로의 순수함에 이끌린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
금
이 있다.
나를 사랑하자. 나의 자존감은 내가 지킬 수 있다.
충
분히 자존감이 회복되면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
결
국은 사랑이 전부 아니겠는가.
-개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얼토당토 한 이야기
(
'9
주년 결혼기념일'을 일주일 지난 후
멍멍^^
)-
keyword
연애
행복
자존감
Brunch Book
행복하고 싶습니까?
01
냉면은 무슨 맛인가요?
02
도를 믿으십니까?
03
개와 늑대의 시간
04
커피 한잔의 여유
05
니 탓이오 운동본부를 만들 뻔했다.
행복하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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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계약직,정규직, 파견근무, 회사원, 전문직 두루두루 경험하고 있는 직업 체험인. 현재 병원 근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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