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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습니까?
02화
도를 믿으십니까?
인상 좋다고 인생 편하지는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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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드링크
Oct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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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길거리에서 '도를 믿으십니까?'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내가 아가씨 때 친구를 만나러 번화가를 다니면, 하루에
두 번씩이나
그들을 만나기도 했다.
신기한 건 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사라진 것 같다. 아님 그들이 다른 곳에서 활동 중일 수도.
그
들은 보통 이런 식으로 접근했다.
" K 병원에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그래서 내가 길을 알려주면 여지없이 그들은 마치 짠 듯이 이런 말을 했다.
"
인상 좋다는 말 많이 들으시죠? 도에 대해 공부해 보신 적 있어요?"
한번 픽 째려보고 총총걸음을 옮기면, 말없이 조금 따라오다가 금세 다음 상대를 물색하러 떠나는 그들.
이런 사람들을 누가 따라갈까 싶다고? 놀랍게도 친언니의 절친이 겁 없이 그들을 따라가 봤다.
그녀가
도인들을 따라 올라간 어느 건물 2층은, 이상한 제단과 제사 음식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절을 몇 번 시킨 후 조상을 잘 모셔야 복을 받는다면서 복 기원비 100만 원을 불렀다는 것.
여자 혼자 몸으로 당당히 궁금증을 풀기 위해 따라 간 언니 친구,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그 분위기에서 절대 그런 것은 안 한다고 당당히 빠져나왔다고 하는 그녀.
그때 이야기 못했지만 진심 존경합니다!
가끔
도가 어쩌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에게 인상 좋아 보인다는 게 접근하기 쉽게 만만해 보인다는 것일까? 그냥 막 말 붙일 정도로 쉬워 보인다는 뜻이었을까?
대형 병원 퇴사 후 중소 병원으로 면접을 보러 간 첫날, 부서장님은 '일 잘 부탁한다', '열심히 해달라'는 말을 하셨다. 입사 후 하시는 말씀이
내가 뽑힌 이유는 '남들보다 나이는 있어도 인상이 좋았기 때문'이라더라.
(이 시기에는 졸업한 해에 바로 취직이 돼서 나이가 곧 연차 순이었다.)
그러더니 막상 같이 일하기 되면서는 그 좋은 인상을 가진 나에게 얼마나 막말을 퍼부었던가.
지난 시간 되돌아보면 막말을 퍼붓는 상대에게 꼼짝 못 하고 속절없이 당했던 이유는, 나 자신의 자존감이 낮았기 때문이다.
만만이가 되었던 건 스스로도 그 정도 대우를 받을 정도의 인간밖에 안된다고 생각한 나 자신의 역할이 컸다.
거기서 당당히 내 주장을 펼칠 수 없었던 건, "너 주제에~"라는 말에 "내 주제에~"라고 자책하던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씩 내 마음도 공부하고 나를 되돌아보면서 그 당시의 나의 모습을 꺼내본다.
그도 잘못했다. 하지만 나도 잘못했다.
인상 좋다고 인생 편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비하면, 자전거 사고로 이마에 상처도 생기고 아닌 건 아니라고 소소하게 말하는 지금이 훨씬 마음도 몸도 편하다.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용서하고 지난 시간 자존감 낮았던 나를 안아주는 중이다.
그때 그럴 수 있었다. 너는 아직 용기가 없었고, 자존감도 낮았지.
이제 조금 더 내면 아이를 안아주고 스스로에게 날개를 달아주자~ 폴짝!
keyword
접근
자존감
인상
Brunch Book
행복하고 싶습니까?
01
냉면은 무슨 맛인가요?
02
도를 믿으십니까?
03
개와 늑대의 시간
04
커피 한잔의 여유
05
니 탓이오 운동본부를 만들 뻔했다.
행복하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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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계약직,정규직, 파견근무, 회사원, 전문직 두루두루 경험하고 있는 직업 체험인. 현재 병원 근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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