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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is voice Oct 21. 2021

2. 넘사벽 세종대왕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급 정주행.....  

<출처; YTN 역사 프로그램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한글날이 며칠 전에 지났습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갑자기.... 생각나서.... 하루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보면서 다시 한번 세종대왕을 존경하기로 하고.... 

오늘은 한글 자체의 언어학적 분석이 아닌, 

한글 창제가 사회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졌는 지를 보려고 합니다.  



원시 유학은 자연의 순환, 반복, 상호보완의 질서에 따라 인간사회도 그에 순응할 때 서로 죽이고 강탈하는 전국 시대의 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음양 원리는 서로 대립하고 의존하면서 순환, 전환되는 만물의 생성/변화 원리로 분석된 것이었고, 정명론은 '명칭이 실제에 맞도록' 바로 잡아 이름에 맞게 합당한 행동을 하며 살기 바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원리는 신분사회를 정당화시켜주는 맥락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부장제와 봉건제적 신분사회라는 중심 세계관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거죠. 지배권을 잡은 집단이 

                    왕, 양반, 남성을 중심으로 vs. 신하, 평민, 여성을 그 중심을 따르는 존재

로 놓은 뒤, 이것이 '하늘'이 내린 질서인 것처럼 각 집단의 성격과 역할을 규정하고 통제한 겁니다. 이 질서를 거부한다면 하늘을 거스르는 일,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유학의 질서에 따라야 한다는 거죠. 사실 이건 자연의 질서이지 인간사회의 '정상'적인 질서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지배계층에 의해 현재의 질서가 모두를 위한 정상적인 질서인 것처럼 왜곡시키는 데 사용되는 세계관과 이념. 이것을 이데올로기라고 합니다.    

  

유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닌 국가 통치 이데올로기였고, 유학을 기록하는 문자인 '한자'는 그냥 글자가 아닌 유학 그 자체의 이념을 지닌 것이었습니다. 한자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은 글자이기도 했지만, 한자를 배울 기회를 소수만 가질 수 있도록 제한(열려는 있지만, 사실상 제한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자를 사용하여 치르는 시험인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만이 중앙 관료 사회로 진입할 수 있도록 했죠. 결국 한자를 안다는 것은 권력을 가질 수 있고,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힘입니다.   

  

문자를 알면 그 사람이 보는 세상이 달라집니다. 새로운 눈이 뜨이죠. 못 보던 것을 보게 되고, 모르던 것을 알게 되면서 사람에게 필요한 자양분이 풍성해집니다. 그러니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의 삶은 지배집단의 통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었을 겁니다. 글자를 몰라 답답하고 억울하다 해도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 하늘의 질서라고 하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어요? 이런 백성들의 마음을 권력의 최고 중심부, 그것도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왕권을 가졌던 세종이 공감했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여하튼~ 세종의 한글 창제는 관료들로에게 사회질서(라고 쓰고 지배욕구라고 읽...)를 깨뜨리는 청천벽력이고, 쓸데없는 왕의 고집이었습니다. 이들의 논리와 그에 맞섰던 세종의 말싸움을 한번 보겠습니다.      

<출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中>

✔ 한자는 단순한 글자가 아닌 유학의 개념과 가치를 담은 글자다. 한자가 아닌 다른 글자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이미 유학을 버린 것이다. 

vs. 백성의 목소리를 조정에 전달하기 위해 간관이라는 관료가 등장하면서부터 오히려 언로는 막혔다. 관료들이 맘대로 편집하고 왜곡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백성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유학의 도를 위해 한글을 창제해야겠다.  (세종 대왕 맞말....)    

  

✔ 쉽다는 이유로 선비들이 한자를 안 배우려 하면 어쩌냐 

vs. 배우는 게 직업인 선비들이 한자공부를 안 한다면 그건 선비 책임이지 왕도, 백성의 책임도 아니다. 

(자신들도 힘들면서 왜 굳이 한자를 붙잡으려 하는 걸까요? 한자는 상위계층 유생들이 자신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저항하는 세력을 막을 수 있는 ‘무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인간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거라 백성이 읽을 수 있는 글자로 인간의 도를 가르치려 해도 한계가 있다. vs. 그럴 거면 넌 성현의 가르침 왜 배우냐.  (뭐래는 거니..... 세종대왕 승!) 

 

<북촌한옥역사관>

이렇게 세종대왕의 업적으로 탄생한 한글은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를 비롯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고초를 기반으로 지금 우리 곁에 와있습니다. 한글의 과학적 창제 원리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활발하게 적용될 수 있는 힘이니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가을이 가기 전에 한글날 맞이 소풍 한 번 어떠세요? 서울 한복판 북촌 한옥 마을에 있는 ‘북촌한옥역사관’에는 일제강점기 민족문화의 방파제 역할을 했던 도시형 한옥마을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어학회의 재정 후원을 통해 한글을 지키는데 든든한 기반이 되어주었던 한 인물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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