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너의 말로 아빠도 자란단다
아내는 하연이가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을 5분 정도 봤다고 했다.
인간이 자신들의 이익과 쾌락을 위해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내용이 담긴 다큐멘터리였는데
자기 전 내 팔베개를 하고 있던 하연이가
그게 생각이 났나 보다.
글자도 모르는 아이가 5분이면 아는 이치를
우리는 항상 어기며 산다.
빼앗고 때리고 버리고 죽이고.......
무서운 단어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앞으로 하연이는 또 어떤 것을 보며 살아가게 될까.
희망찬 2020년 새해가 시작되기 무섭게 가장 먼저 접한소식은 미국과 이란의 전운이 감돈다는 뉴스였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3차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단어가
자연스럽게 자리잡기도 했다.
당시 이란은 핵합의를 사실상 탈퇴했고,
그런 긴장상태 속에서 재앙적 실수로
176명이 탄 여객기가 격추되는 인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계속되는 반목과 대립.
불과 70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가 전쟁 중이었던 걸
감안하면 지금은 비교적 평화의 시대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꿈꾸는,
모두 사이좋게 노는 세상은
영영 오지 않을 거 같아 두렵다.
나누고 아끼고 사랑하고 베풀고 배려하고.......
앞으로 하연이가 배울 단어들이 이런 단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