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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필시인 Feb 27. 2024

설운 사람

- 037 -

설운 사람


당신은 이미 잊은 설움입니다.

그리도 사랑하며 살아왔지만

어느덧 연기처럼 흐려지더니

어느새 아무 흔적 없어집니다.


계절이 돌고 돌아 새 봄이 와도

이제는 닫힌 마음 무너진 가슴

지난 계절에는 사랑이었던

이 계절엔 아픔입니다.


당신은 이미 잊은 슬픔입니다.

죽어도 잊지 못할 당신 이름이

이젠 죽기 전에 불러볼 이름입니다.


당신은 이미 잊은 설움입니다.

잊어도 잊지 못해 설움입니다.

자그마한 한 사람이 설움이더니

이토록 큰 인생이 설움입니다.


이 정도 설운 사랑이면

설운 사랑이라 말 못 합니다.

이 정도 설운 사랑이면

사랑했다 말할만합니다.






사랑이 깊을수록 잊지 못하고 서러운 법이다.

쉽게 잊는 사랑이라면 사랑이란 말을 붙이기도 미안하다.


가끔씩 이런 생각도 해본다.

서러운 사랑을 해야 좋은 것인지 아니면 

그런 서러운 사랑을 하지 말아야 좋은 것인지....

결론도 없고 정답도 없는 이 물음을 즐길 때도 있다.


나는 결론 없는 물음이 좋다. 

정답이 정해진 질문은 심심하다.

그리고 인생에 정답이 없듯 결론 없는 물음은 

인생과 닮아서 생각을 이리저리 굴리기에 좋다.


서러운 사랑은 깊은 사랑의 뒤에 온다.

깊은 사랑이 없었으면 서러운 마음도 없는 법이니까

그런 의미로 서러운 사랑은 이쁜 사랑이기도 하다.


누군가 뿌듯한 사랑이 무엇이냐 물었다.

다 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랑을 모두 다 주면 속 시원하고 뿌듯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전부를 준 사랑이라 설움일까

아니면,

더 사랑하지 못해서 서러운 사랑이 된 것일까.....

서러워서 아름다운 사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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