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일 -
달빛 조용히 내려앉고
한밤 고요한 적막에
그리움은 어찌하여
바람 따라 떠나지 못하나.
가만히 부르는 이름이
내 가슴에 묻혀 울고,
그대 모습, 그대 소리
그대로 내 안에 머물러.
꽃잎은 피어날 때도 아프고
지는 때는 슬프다 하였으니,
그 마음 어찌 다르리.
그대 없는 밤은 시리게 차가워라.
찾았어도 없다 하고
없다 하다 나타나는
먼 하늘 끝자락이라도
그대라면 찾아가리.
한 줌 바람이라도
그대 숨결이면
나는 그저 이 자리에서
소리 없이 기다리리.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하는 것이라면 그리움도 좋겠다.
'그립다 말을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김소월의 시처럼
더운 여름의 시간을 지나는 청춘의 사랑은
어느덧 무거운 달력으로 덮이고 있다.
그때의 사랑과 내 대답을 얇은 노트 사이에 포개어 놓는다.
그래도 나의 마음은 늘 새로운 책장을 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