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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해야 하는 이유

by 글하루

인간은 원래 외로운 동물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외로운 존재라고. 맞는 말이다. 한 사람분의 공간을 갖고 태어나고, 결국 그 공간으로 돌아간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있고, 친구가 있고, 가족이 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하나둘 멀어진다. 직장을 갖고, 사회의 톱니바퀴에 들어가면 우리는 점점 더 고립된다.


그러니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한다. 외롭지 않기 위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외로움을 핑계 삼아 사랑을 시작하는 거다. 연인과 함께 있으면 밥을 혼자 먹을 일이 없고, 영화 한 편도 같이 볼 사람이 생긴다. 혼자서 조용히 집에 돌아오던 길에, 이제는 전화할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나누는 대화가 하루의 마침표가 된다. 이보다 더 인간적인 일이 있을까. 그러니 사랑을 해야 한다. 누군가가 내 외로움을 알아주도록. 사랑이란 결국 '함께 있음'의 다른 말이니까.


"인간은 완벽한 반쪽을 찾으려 사랑을 하는 게 아니다. 그냥, 자기 조각을 들고 길을 나서야 덜 외로우니까."

사랑은 마치 겨울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같다. 처음엔 뜨거워서 조심스럽게 입을 대지만, 어느새 적당히 식은 온도가 되고, 끝까지 남은 한 모금이 아쉽다.


사랑은 예측 불가능한 감기 같은 것.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대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계획된 만남보다, 우연히 마주친 한 순간이 더 강렬하다.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어 급히 뛰어들어 간 편의점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회사 동료의 뜻밖의 미소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옆자리에서. 어쩌면 사랑은, 준비한다고 찾아오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훅' 하고 걸려버리는 감기 같은 존재다. 아무리 조심해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사랑이 '운명'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고'에 가깝다. 우연히 부딪히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휘청거리다가, 어느새 중심을 잃고 빠져든다.

"사랑은 비상구가 없는 미로다. 하지만 그 길을 헤매는 동안, 우리는 가장 나다운 내가 된다."

그러니 두려워 말자.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마음껏 걸려보자. 감기야 치료하면 낫지만, 사랑은 걸리지 않으면 후회하니까.


사랑은 인간을 바보로 만든다.


사랑에 빠지면 사람은 평소 하지 않던 짓을 한다. 요리를 못하던 사람이 갑자기 새벽 2시에 유튜브 레시피를 검색한다. 감성이 없던 사람이 밤하늘의 별을 세기 시작한다. 매일 반복되는 길이 특별해지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노래가 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된다. 이성적이던 사람도 바보가 된다. 말도 안 되는 고백을 연습하고, 상대방의 작은 말 한마디에 온종일 설렌다.


어떤 사람은 상대의 작은 손길에 심장이 뛰고,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의 한숨 소리에도 마음이 무너진다.

"사랑은 계산을 멈추게 하고, 마음을 먼저 움직이게 한다. 손해 보는 줄 알면서도 기꺼이 기댄다."

하지만 그런 바보 같은 순간이 모여, 결국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사랑은 그렇게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


사랑은 때때로 고통을 동반한다.


사랑이 달콤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랑은 늘 아름답지만은 않다. 의미 없는 다툼이 생기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상처를 주고받는다. 오해가 생기고, 서로의 기대가 엇갈릴 때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만큼 아프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한 번이라도 뜨겁게 사랑해 본 사람은 안다. 그 고통조차 사랑의 일부라는 것을.

"사랑이 없는 삶은 안전할지 모르지만, 그만큼 심장이 뛰지 않는다. 뛰지 않는 심장은 결국 죽은 거나 다름없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자. 사랑을 하면 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사랑을 하지 않으면 그보다 더 큰 상처가 남는다.


사랑은 결국 기적 같은 일이다.


세상에 80억 명이 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중에 단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이건 기적이 아니고 뭐겠는가.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사람 중에 스쳐 지나갈 사람이 99.9%라면, 그 0.1%의 확률로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그게 사랑이다.

"너를 만나기 위해, 나는 수많은 길을 돌아왔다. 그러니 이 사랑이 운명이 아니라면, 무엇을 운명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사랑은 운명과 노력의 합작품이다. 우연히 만나지만, 그 우연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건 우리의 몫이다.


사랑은 세상을 다르게 보이게 한다.

사랑을 하면 사소한 것들도 특별해진다. 같이 마신 커피가 평생 잊히지 않고, 함께 걸은 길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같은 세상인데도, 사랑이 있으면 모든 게 다르게 보인다. 평범했던 하루가 특별해지고, 똑같던 일상이 의미를 갖는다.

"사랑이란, 같은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러니 사랑을 해야 한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보기 위해.


사랑은 결국 남는다.


시간이 지나도, 사랑은 흔적으로 남는다. 어떤 사랑은 기억으로, 어떤 사랑은 상처로, 어떤 사랑은 미소로.

우리는 결국 사랑한 만큼 살아간다. 사랑했던 시간들이 우리를 만든다. 그러니 사랑하자.

"사랑은 결국 우리를 가장 우리답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사랑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한다. 사랑을 해야 한다. 아니, 사랑을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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