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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려운 시

- 147일 - 사랑은 둥근 지구, 둥글지만 다른 모습.

by 글하루

- 사랑은 어려운 시 -


사랑은

너무 어려운 시

열두 방향 바람같이 알 수가 없다.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알 수가 없고

알 수 없을 것 같다가도 알게 되는

사랑은 너무 어려운 시


한 줄 쓰지 못하다가

순간 가득 써버리는 글처럼

어렵다가 쉽고

쉽다가도 어려운 사랑은

알다가도 모를

어려운 시


너무 쉽게 써버린 어느 날에

이별을 말하던 너는,

떠나보낼 결심을 한 날에

다시 돌아온 너를,

알다가도 모를 사랑은 어려운 시




하고픈 것으로 치자면 첫 번째가 사랑이지만

어려운 것으로 치자면 사랑이 첫 번째다.

사랑이 쉬운 것은 누구나 사랑을 해서 이고,

사랑이 어려운 것은 내가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바램 없이 시작한 사랑이 점점 바램이 늘어가며 사랑은 어려워진다.

내가 인생의 푸른 강에서 사랑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사랑을 미끼로 인생에게 내가 잡혀버렸는지 모르겠다.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랑이고 모르다가 알게 되는 사랑이다.


처음의 사랑은 너무 쉽게 쓰인 시였다.

손을 대지 않아도 써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랑은 쓰려고 해도 써지지 않는 시가 되기도 한다.

너무 뜨거워서 데고 너무 차가워서 아프다.

사랑할 때는 그 사람이 제일이라 그래서 그 사람의 눈짓에도 아프다.


사랑은 길이다.

고속도로와도 같은 길도 되지만 갑자기 미로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길을 걸어야 한다.

걸음을 멈추면 길도 멈추지만 걷는 한 끊기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랑은 늘 아쉬웠고 가득 찬 적이 없다.

제일 쉬운 게 사랑이었다가 제일 어려운 게 사랑이 된다.

인생은 생각대로 살지 못했고, 사랑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누가 말하더라.

"골프가 왜 재미있는지 알아? 생각대로 되지 않거든."


사랑은 쉽지 않아서 사랑해야 한다.

사랑이 쉬웠다면 사랑이라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은 어려운 시다.

그래서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고, 써도 써도 다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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