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오늘도 쓰러지지 않고 행복하게 버팁시다.
오늘도 지하철을 이용하신 출퇴근러들 고생하셨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짧지 않은 출퇴근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노력의 시작과 의미 부여는 각자 자신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생활이 너무나 힘들어 출퇴근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휴식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 또한 자기 자신이 부여한 의미이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 순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고뇌하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으며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직장생활 내내 퇴사를 희망하는 직장인이지만 지켜야 하는 무언가가 있고 그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당신들의 모습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지켜야 하는 가족이 있기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이 쓰러지지 않기 위함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유를 찾고,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지만 그 역시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저 우리끼리 토닥토닥하는 방법밖에 없는 거 같기도 하고요. 오늘도 지하철에 사람이 미어터져 책도 못 읽고, 발 밟히고, 가방도 치이고.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보이는 모든 직장인이 나 같은 사람들, 토닥토닥해줘야 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측은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쓸데없는 궁금증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하철 이용객들이 천장에 달려있는 손잡이를 잘 잡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하철 관성이 견딜만해서 그런 건지, 핸드폰에서 두 손을 못 놓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급정거나 급출발로 도저히 서있는 것이 힘에 겹거나 버티기가 힘들다면 살포시 머리에 근처에 손잡이를 잡아보세요. 손잡이는 항상 비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당신 하나가 쓰러지면 우리 모두가 쓰러집니다. 어깨를 접하고 있는 주위의 사람들 때문에 그렇게 쉽게 쓰러지지는 않겠지만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 지켜야 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내 주변 소중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를 위해서라도 오늘도 쓰러지지 않고 행복하게 버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