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견디기, 인내하기 부문 1등

10/14 장수생인 내가 잘하는 것

by 오뚝이


@홍대, 벚꽃나무


10/14 화요일


지난 수험생활을 돌아보면 적어도 나는 마음이 무너져도 공부를 하기는 했다. 하루에 한두 시간을 할지언정 아예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중간에 딴짓을 많이 할지언정 공부를 아예 치워버리지 않았다. 사례 문제 몇 개, 판례 몇 개라도 봤다.


올해 들어 단 하루도 하루 종일 쉬어본 적이 없다.

쉬는 법을 잊어버리기도 했고 쉰다고 마음이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가 잘되는 날이 가장 행복하고 가장 기분이 좋고 가장 마음이 편한 날이다.

그런 날에는 몸이 힘든 것도 모른다. 성취감과 뿌듯함만 있다.


@대만


올해가 태어나서 가장 말을 적게 한 해 같다.

말을 못 하는 아기 시절 빼고.

그래도 나는 언어를 잊어버리지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가.

여름 더위에 무척이나 취약한 나는 여름 내내 흐물거리며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

그래도 무너지지는 않았다.

내가 가장 힘들 때, 즉 한 여름인 7월 30일부터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힘들 때 글을 아주 많이 썼다. 하루에 다섯 편씩 올린 날도 있으니까. 뭐라도 쓰면서 버텼다.


갑자기 칭찬해 줄 건 칭찬해줘야 할 거 같아서.

오늘은 정신과 상담이 있는 날이다. 상담이라기보다 그냥 약을 지어오는 의미가 더 크지만. 어찌됐든 공부를 좀 하다가 시내에 나가 병원에 갔다가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후딱 먹고 학원에 갈 것이다.


@이태원 어딘가


이렇게 나는 계속 하루하루 움직이고 있고, 공부하고 있고, 내 건강을 챙기고 있고, 살아내고 있다.

그러니까 나 좀 칭찬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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