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서 그림 그리는 방법
아들의 친구 엄마가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도대체 언제 그림을 그리는 거냐고요. 올해 둘째가 초등학교 1학년인 그 엄마에게 둘째까지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 되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거라고 위로의 말을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육아는 절대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도 그녀에게 전해주고 싶은, 바쁜 일상에서 그림 그리는 시간을 찾는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첫 번째, 반복적인 일상 만들기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블로그에 "매일 그리기 프로젝트 00일"이라고 제목만 써서 글을 저장합니다. 이렇게 빈 글을 올려놓는 것은 '나는 오늘 그림을 그리겠다'라는 일종의 선언과 같습니다. 주말이나 명절에는 전날에 그 날짜만큼 미리 글을 저장해 놓습니다. 시간이 많을 것 같은 주말과 명절이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그림 그리기를 놓치기가 쉽습니다.
두 번째, 핸드폰 정리하기
핸드폰엔 유튜브와 SNS들이 잔뜩 있습니다. 내게 도움이 될 것 같고 재미있어 보이는 온갖 영상과 눈을 끄는 소식들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잠깐 한 눈 팔면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그래서 핸드폰 화면을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했습니다. 블로그와 중요한 몇 개의 앱을 제외한 대부분의 앱을 4~5개의 폴더에 넣고 화면을 비웁니다. 그리고 설정에서 알림을 끕니다. 저는 카톡과 밴드를 제외하고는 소리, 잠금 상태에서의 알림, 앱에 표시되는 빨간색 배지를 다 꺼놓았습니다. 그래야 핸드폰을 볼 때 빨간색 배지에 손이 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다른 것을 할 시간을 좀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그림도구 챙기기
가방에 항상 스케치북과 그림도구가 들어있는 필통이 들어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되도록 챙깁니다. 가방을 들고 갈 수 없는 경우에는 작은 노트와 펜 하나라도 들고 갑니다.
맨날 이것저것 시도만 하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하는 저를 보아온 남편은 그림 그리기도 하다 말 줄 알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번엔 블로그의 힘이 큰 것 같아요. 사실 위의 세 가지는 표면적인 방법이고 그림을 지속하게 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어요. 궁금하시죠? 왜 예전엔 안되고 이번엔 가능했던 건지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