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에서 칼라로 인생이 바뀌는 순간
인생이 갑자기 흑백에서 칼라로 바뀌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건 외부에 나를 드러내도 좋다는 용인이었습니다.
매일 그리기를 시작하고 얼마 후 그날의 사진 한 장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시작했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지인이 저를 지명해서 7일간 나의 일상을 찍어서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흑백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땐 왠지 칼라로 사진을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나의 일상이 칼라로 보이지 않았었나 봅니다. 그날이 그날 같은, 나에게도 흑백으로 보이는 일상을 블로그에 칼라로 올리는 것이 어색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467일째 되던 날부터 매일의 사진 한 장이 칼라로 바뀌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날마다 내게 있는 특별한 순간을 찍어서 올리는 일이 계속되니 하루하루가 특별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날 별일이 없어도 사진을 찍으려면 어떤 순간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운전하고 가다가 신호등을 찍거나, 집의 한 부분을 찍거나, 그날의 저녁 메뉴라도 기념할 만한 일로 만들었습니다. 지나간 날들의 사진만 봐도 그때의 일들이 기억나고 이렇게 글을 쓰거나 그림 그리기 강의를 할 때도 돌아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루 한 사진이 칼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그림에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짧은 글이라도 공개를 한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