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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변화

by 윤리로 인생핥기

오늘은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올해는 가톨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정기희년입니다.

통상 희년은 성스러운 해로서

25년에 한 번 선포가 되는데요.

특히 희년에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어요.


대사는 예전 교과서에서

면죄부라고 알려졌던 그것인데요.

사실 면죄부는 학술적으로 잘못된 용어입니다.

죄는 고해성사를 통해 사함 받거든요.

대사는 죄에 대한 잠재적인 벌(잠벌)을

면제해 주는 겁니다.


특히 전대사는 잠벌 모두를 면제해 주는데,

조건이 조금 까다롭습니다.

고해성사, 성체성사를 모셔야 하고

교황님의 기도지향에 따른 기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늘 저희 가족이

방문하려고 하는 성지에서

일정기도를 해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성지에 가기 위해

바쁘게 움직입니다.

성지에 미사 전 1시간 일찍 도착해

고해성사를 드리고

미사 중 성체를 모신 후에

보속(고해 이후 기도)까지 합니다.


보속은 십자가의 길이었는데,

마침 성지에 십자가의 길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조각상이 있어

아이 데리고 십자가의 길까지 합니다.


오전에는 괜찮았는데

미사 후에 갑자기 비가 내려

기온이 많이 내려갔어요.

추워하는 아내를 위해 겉옷을 벗어줍니다.

아이는 발 아프다고 했지만

막상 기도를 시작하니 얌전히 기도를 드립니다.

정말 예뻐요.


그렇게 멋진 성지의 경치를 구경하며

저와 아내 생에 첫 전대사를 받았어요.

사실 성지에서 미사 드린 게 다이지만,

그럼에도 뭔가 삶에 대한 관점이

살짝 바뀐 느낌이 들었어요.

이 관점은 그동안 저를 괴롭히던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 주었어요.

이 관점을 유지하고자 노력해야겠어요.


집으로 돌아와 국수를 먹어요.

아이가 국수를 먹고 싶다네요.

아내는 약간의 감기기운이 있어 조금 쉬었다가

식사하고 바로 출근합니다.

아내를 차로 데려다주었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아이는 식사 후 바이올린 연습을 합니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을

잘해나가고 있어 멋져요.

함께 동화책도 읽고

각자 휴식도 취합니다.


저녁은 간단히 준비했어요.

저도 약간 피곤했나 봐요.

저녁을 차려서 간단히 먹고

아내가 좋아하는 두부 크럼블도

이번엔 두 모를 준비합니다.


그 와중에 당근에 좋은 상품이 눈에 띕니다.

평소 눈독 들이던 레고였는데

11만 원짜리를 글쎄 3만 원에 파신대요.

아이에게 집 보라 하고

헐레벌떡 다녀옵니다.

다행히 친절하신 분이었어요.

제품도 상태가 너무 좋았고요.


이내 밤 시간이 되어 아내가 퇴근해요.

아내가 두부 크럼블 맛보더니

아이랑 같이 조금 집어 먹어요.

맛있다고 해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요.


오늘도 역시나 좋은 하루!

모두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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