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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Aug 24. 2023

우리집 말배우기 교실 : 경험말하기를 어려워하는 아이.

엄마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ㅇㅇ야, 오늘 어린이집에서 뭐 했어?"

"몰라."

"엄마가 키즈노트 보니까, 친구들이랑 산책 나갔던데."

"응. 나갔어."

"어디로 간 거야? 엄마 궁금한데."

"몰라. 모르겠어."

"..."



언어치료실뿐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입니다. 아이가 말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데,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거지요. 엄마는 다시한번 심호흡을 하고 아이에게 질문해보지만 아이는 이미 엄마와의 대화에 흥미가 없습니다. 우리 아이는 왜 모른다고만 하는 걸까요?



엄마는 아이의 일상이 사실 크게 궁금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키즈노트를 통해 사진을 확인할 수 있고, 식단표 또한 매달 초에 전달이 되니까요. 하원 길에 아이와 대화를 해보고 싶은데, 생각보다 대화 주제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질문이 문뜩 나오는 거지요. 


솔루션을 먼저 제시해드리자면, 아이에게 엄마의 경험을 먼저 전달해주세요. "엄마는 오늘 점심에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정말 구수하고 맛있었어. 호박이랑, 두부가 있었어. ㅇㅇ(이)는 어린이집에서 뭐 먹었어?" 이렇게 간단히 말해보세요. 아이와의 대화 물꼬를 틀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정답은 엄마가 정해놓았을 수 있어요. 좀 더 길게 말해주기를, 정확하게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질문 안에 녹여있는 거지요. 하원 직후의 아이는 반갑게 엄마와 인사를 나누고 또다른 에너지를 발산하기 원할 수 있습니다. 하원 후 놀이터에 아이들이 또다시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내 공간을 벗어나 아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컨디션이 좋을 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요? 간식을 먹고난 후, 저녁식사 후, 잠자기 전, 대화를 나누기에 적절한 상황도 찾아보세요. 날씨가 덥거나 추운 상황에서 아이에게 질문을 했을 때 아이는 엄마의 말에 집중을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른들 또한 마찬가지일 거예요. 대화는 서로가 편안한 상황에서 나눌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답니다.



말을 잘 배우려면 잘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좋은 말을 들어야합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이유 또한 좋은 말을 들려주기 위함이 아닐까요? 엄마와 아빠의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주세요. 아이에게 가장 좋은 말은 양육자가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전달해주는 말이랍니다. 아이도 엄마아빠의 일상이 궁금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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