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진정으로 갖기 원하는 것.
육아를 하면서 정기적으로 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면, 장난감 구매에 대한 고민일 거예요. 5세 이전은 유행을 따르지 않은 개인의 취향이 있지만 아이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대세를 따르게 됩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티ㅇ핑, 포ㅇ몬, 헬로 ㅇ봇 등의 캐릭터와 영상에 더욱 관심을 보이게 되지요.
우리 어린 아이들도 유행은 모르지만 취향은 두루 비슷한듯 보입니다. 10년 전부터 어린이 대통령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ㅇ로로, 핑ㅇ퐁, 그 외 캐릭터는 거실에서 뿐 아니라 이동 중에도, 식당에서도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지요.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공룡과 공주 친구들도 등장하고요.
저도 아이에게 장난감을 꽤 사주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일을 하는 엄마기에, 함께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장난감으로 달래기도 했습니다. 퇴근 길에, 로켓 배송으로 장난감을 사주면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아이가 좋아하니까, 미안함을 보상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일을 하는 부분도 있으니, 너에게도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 줄게! 이런 마인드와 함께했지요.
그런데 아이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시간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오래 지속되는 장난감도 있었지만, 길게는 6개월, 더 길게는 1년, 그 외에는 한 달 남짓의 시간이었어요. 주방놀이나 블록놀이, 병원놀이와 같이 역할놀이를 유도할 수 있는 장난감은 관심을 보이는 기간이 한정되지 않았지만, 캐릭터 피규어나 그 외 용품은 쉽게 식상함을 느끼는듯 보였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등원한 후 장난감 정리를 하다가 얼마 전에 사준 장난감이 바닥에 있더라고요. 아이가 원하는건 엄마와 함께하는 역할 놀이, 엄마의 리액션, 엄마의 호응이었는데, '새 장난감'이라는 포장지의 힘을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포장을 뜯는 순간은 새 것이라는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결국 새 것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손떼가 탄 중고가 되는데, 왜 그걸 몰랐을까요?
아이는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원합니다! 이 문구에 부담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그런데 정말 아이는 엄마와 함께하는 그 자리를 원한다는 사실을 저도 아이가 4-5살을 지나서야 깨달았답니다. 엄마가 함께 앉아있는 그 시간과 공간 안에서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도요.
장난감의 개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가 좋아하는 몇 가지의 장난감은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위한 도구로, 아이와 엄마가 주인공이 되어보세요. 그리고 점점 엄마는 아이의 방청객이 되어주세요. 매번 새 장난감을 사주지 않더라도 아이는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장 즐거워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