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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Feb 22. 2024

우리집 심장 뽀뽀 시간.

일곱살 아이와 나누는 1분 심장 뽀뽀.

아이가 5살이 되기 이전까지는 마냥 크기만을 바랐다. '언제 크지?', '대체 어디까지 나의 일을 포기해야만 하는 걸까?', '과분한 아이의 사랑이 좋으면서도 사실 버겁다.' 이러한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마냥 부담만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나의 불안감이었다. 이 사랑스러운, 나의 배 안에서 나온 존재로 인해 앞으로 포기해야 할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그 포기의 과정이 성숙의 열매라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불안했다. 불안해하는 나 자신과 마주하는 밤은 그닥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더 원고에 몰입하고 책을 읽었다.



그렇게나 나의 깨어있는 시간 중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아이는 점점 또다른 관심사를 찾아간다. 아빠와의 새로운 애착이 시작되었고, 새로 배우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아이의 사랑이 분산되었다는 사실에 가벼워짐을 느끼면서도 약간의 서운함과 아쉬움은 남아있다.


우리집 심장 뽀뽀 시간

매일 아침 아이와, 아이가 하원한 오후, 일을 가지 않는 시간만큼은 심장 뽀뽀 시간을 갖고 있다. 길어야 10초. 뼈가 으스러지도록 안아주고 싶지만 아이는 이제 10초 남짓의 시간을 나에게 허용해준다. 아이와 심장을 맞댈 때면 세상 그 무엇을 얻은 것보다 마음이 차오른다.


지독했던 입덧 때문에 둘째 생각을 접은지 오래지만, 뱃속에서 아이의 움직임이 느껴질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때가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심장 뽀뽀'는 그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돌이 되기 전, 24개월이 되기 전,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랐던 그 마음을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우리집 심장 뽀뽀 시간. 아이와 '콩닥콩닥' 서로의 심장을 맞대는 시간을 매일 갖는 것은 어떨까? 포옹에는 많은 힘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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