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니 Jun 30. 2020

019. 버섯 채취

19. Mushroom Hunt

19. 먹을 것을 찾아 숲으로


"오늘은 집을 짓는 대신 버섯을 캐러 가자."

"어디로 가나요?"

"숲으로 갈 거야."

안나는 집에서 버섯 도감 책을 가지고 왔다. 버섯 도감에는 먹을 수 있는 버섯뿐만 아니라 독버섯도 설명이 되어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나무 바구니를 하나 씩 들었다. 

"프랑스에서는 버섯을 채취할 때 플라스틱이나 밀폐된 용기에 담는 것이 불법이에요."

한 자원봉사자가 말했다.

"버섯의 포자가 번지지 않아서 그런 거지? 포자가 퍼져야 다음에도 버섯을 또 채취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도 등나무로 만든 바구니를 준비했어."

자원봉사자들은 안나를 따라서 숲으로 들어갔다. 숲이라고 해도 결국 키안의 부엌 앞으로 갔을 뿐이다.

"독버섯이 많으니까 조심해야 해. 다행히 이 근처에서 가장 흔한 버섯은 식용이야. 가능하면 뚜껑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골라."

안나가 보여준 버섯은 흰색에 짙은 갈색 모자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처음 보는 버섯이었지만 아주 단순하게 생겼기 때문에 찾기가 쉬웠다. 커다란 버섯은 벌레 먹은 것이 많았다. 크기에 비해 가벼운 버섯은 언제나 벌레가 속을 다 파먹었다.
"앗! 저것 좀 봐."

안나가 외쳤다. 

우리가 다가가서 보니 내가 머물던 오두막 근처에 엄청나게 큰 버섯이 자라고 있었다. 그날 발견한 버섯 중에 제일 컸다. 높이는 40cm 나 됐고, 지름이 30cm 가까이 되었다. 게다가 벌레가 먹지도 않았다. 나는 '심봤다'를 외치고 싶었다.


안나를 따라서 걷다 보니 텐트같이 생긴 검은 움막이 보였다. 

"저건 뭐죠?"

내가 궁금해서 안나에게 물었다.

"저건 여자들이 의식을 위해 만든 거야."

움막은 검은 천을 몇 겹으로 덮어서 내부로 들어가는 빛을 완전히 차단했다. 무슨 의식인지 무척 궁금했다. 여자가 만들었다고 하니 여자들을 위한 의식일까?

움막 근처에서 귀한 버섯을 발견했다.

"샨테렐이네."

주황색 샨테렐 버섯이 한 움큼 피어있었다.

"마트에 가면 매우 비싼 버섯인데."

나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샨테렐이 제일 비싸게 팔리는 것을 기억했다. 질감이 아주 쫄깃하고 향이 강하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독특한 향이 있기 때문에 일부 요리사들은 송로버섯과 동급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물론 송로버섯은 산삼 가격이지만 샨테렐도 한 움큼에 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아쉽게도 아시아에서는 자생하지 않아서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이 근처에서는 종종 보이는 버섯이야. 어제 나의 집 앞에도 있었는 데 너무 작아서 오늘 따려고 기다렸더니 그 사이에 벌레가 먹어서 결국 못 땄어."

버섯 채취가 끝나고 자원봉사자들은 부엌으로 돌아와서 버섯 손질을 했다. 겨우 200미터 남짓 걸었을 뿐인데 우디들이 모은 버섯의 양은 상당히 많았다. 당장 먹을 버섯은 남기고 일부는 말리고, 나머지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찰리의 냉동실에 넣어놓았다. 





이전 08화 018. 겨울이 9개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