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배기 1.3] 부모님 반대의 철벽을 뚫어라
교환학생도 선발되었고, 생활비도 어느정도 해결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반대라는 두터운 철벽을 치고 계신 부모님의 허락 뿐이다.
나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우선 각종 데이타를 수집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총기 사용이 허가 되지 않고, 다민족 국가라 인종 차별도 적어서 세계에서도 순위권에 드는 살기 좋은 나라에 속하며, 특히 빅토리아 섬의 경우 은퇴 후 노인이나 여성이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곳이라고...오히려 한국보다 안전하고 날씨도 온화해서 살기 좋은 곳이다라고 장점을 주기적으로 계속 무한 어필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던가. 이쯤되자 부모님도 맥이 풀릴 정도로 태세 전환 하셨다. 사실 교환학생 선발도 되었고 어느정도 자금도 마련했겠다 이제는 말려도 소용없을 거라 포기를 하셨는지 아니면 내 의지에 설득당하셨던 것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국제 신용 카드를 개설해서 통장번호를 알려달라 하셨다. 환전하여 송금하는 것이나 카드현금 인출 서비스로 나가는 수수료나 비슷할 것이라 해서 내가 번 돈을 모두 아버지께 드리고 카드로 결재하거나 현금을 인출해 생활비를 사용했고, 통장은 아버지께서 관리하셨다. 2% 부족했던 자금의 마지막 퍼즐을 아버지께서 채워주신 것이다.
부모님께서 비록 반대는 하셨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반대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를 걱정한 마음에서 시작된 반대일 것이고 마지막에는 내 손을 들어주셨고 다녀와서는 누구보다 자랑을 많이 하고 다니셨다. 대부분의 학생이 그랬듯 100% 부모님 돈과 반대 없는 지지를 받으며 왔더라면 나도 어학연수 온 친구처럼 힘들때면 쉽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과정을 내가 이겨내고 쟁취해서 얻은 기회였기에,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은 생각이 누구보다 간절했고, 캐나다에서의 시간들을 힘들게 생각하기 보다 일분 일초 감사히 여기고 즐길 수 있었다.
두꺼운 철문을 뚫으려면 무자비하게 큰 대포알도, 뜨거운 용접봉도, 수만의 전차 부대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포기하지 않고 노크로 두드리고 무장해제한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철문이 오히려 쉽게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두꺼운 철벽은 철벽 밖에 있을 땐 그 가치를 모른다. 그저 그 견고함이 원망스럽울 따름이다....철문을 열고 철벽 안으로 한 걸음 들어갔을 때, 비로소 철벽의 진정한 가치와 고마움을 알 수 있다. 외부로 부터 나를 지켜주는 안전한 보호망.
나처럼 철문 앞에 선 이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일단 두드리세요.
라고.
진심을 다한다면,
그러면 분명 열릴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