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 개집살이 6
결혼 준비에 들어가면서 집을 이사 하기로 했는데 집을 구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몇 개 있다.
우리가 이사하기로 한 아파트가 지은지 십년 정도 된 집이었는데 집을 사기전에 시어머니랑 신랑이 먼저 집을 둘러보고왔다.
시어머니 왈
“신혼부부가 쓰던 집이라 집이 너무 깨끗하다. 따로 뭐 할 필요가 없어!”
그 말을 듣고 나도 후에 그 집을 보러갔다. 뭐, 깨끗하긴 했다. 그런데 말이 신혼 부부지 일곱살 여자아이를 키우는 집이었던지라
방 세개 중에 한 곳에 분홍색 겨울왕국 벽지가 도배되어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해야했다. 그런데 어머님이 완강하게
“저 분홍 벽지도 가구로 잘 가리면 안보이겠다야!”
읭? 이 말은 가구로 가려서 쓰라는 말씀인가? 싶었다. 그 밖에도 집을 고쳐야하는 여러 부분에서 어머님은 최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셨다.
아무래도 집을 고치는건 신랑 몫이니 최대한 집을 덜고쳐야 신랑 돈이 덜빠져나가겠다 싶으셨을 것이다. 문득 시누이가 결혼할때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어머니는 시누이보다 더 자주 그 집을 들락날락 거리며 고쳐야할 부분들을 캐치했다. 장판을 들어내고, 보일러도 새로 고치고, 화장실도 고치고, 현관문도 새로 달고 아예 인테리어를 새로 해야한다고 했다. 시누이네 집도 꽤 오래된 아파트였기에 매제는 일부 수용하여 집 장판을 싹다 고치고, 도배는 물론 화장실, 거실,부엌 등을 리모델링했다.
그런데 후에 어머님은 이렇게 말했다.
“영수는 그 집을 싹 고쳤다고 하는데 대체 뭘 고쳤단건지 모르겠어 진짜.”
그래도 우리집 보단 나아요 어머님. 우리는 싱크대도 새로 못 바꿔서 신랑이 페인트 10만원어치를 사다가 새로 발랐다. 싱크대가 새롭게 변신하고나자 어머님은 자기 아들의 페인트칠 솜씨에 감탄하며
“야,야 완전 고오급 펜션 같에!” 하고 깔깔깔 웃으셨다.
만약 영수씨가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