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rative_recipe : 별책부록
상대가 만든 미묘한 차이를 발견했을 때,
그 마음 읽혔을 때,
우리끼리 속삭이며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는듯하지.
김치에 몰래 넣은 고수 한줄기, 봄 쿠키에 유자필, 연근 조림에 생강즙, 라면에 피넛버터.
다른 재료들이 숨 죽이고 있는 틈을 타 이 작은 맛들이 톡! 튀어나올 때 소스라칠 때가 있지.
나의 작은 선의가 읽혔을 때,
너의 작은 배려를 느꼈을 때,
우리끼리 작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
하지만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가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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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없으면 간이 세지고 그 음식에는 두려움과 불안이 보여.
그래서 1을 넣어야 할 때, 나는 0.5에서 시작해.
조금씩 조금씩 맛을 보거 든.
커다란 솥에서 수프를 끓이는 숲 속의 마녀처럼 오른손으로 휘휘 휘저으면서
천천히 천천히 맛을 만드는데 그 과정은 마치 그림을 그리는 형태와 흡사해.
다만 요리조리 가감하며 뺏다 넣었다 하며 고칠 수 있는 작업이라 나와 잘 맞아
과감하지 않더라도 섬세하게 하는 작업들.
고추 하나 마늘 하나 소 금한 꼬집 더 넣는다고 망하지 않는 선택들.
살면서 큰 결단이 필요치 않은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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