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잘하면 된다. 남까지 재단하려 들 필요는 없다.
'시편 14편' 어리석은 사람
성경에는 의로운 사람의 부류가 여럿 나온다. (신학적으로 어떻게 분류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노아를 가리켜 당대의 의인이라고 했고 아브라함의 믿음을 의로 여겼다고 했으며 마리아의 남편이었던 요셉도 의로운 사람이라고 칭했다.
나는 안다. 내가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마리아의 남편 요셉의 의로움이 내 안에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의 의로움은 매사에 있어 시시비비를 따지는 의로움이다. 의로운 요셉은 자신과 동침하지 않은 마리아가 임신을 하자 조용히 파혼을 하려고 했다. 그래도 '조용히' 파혼하려 했으니 나름 괜찮은 사람인가?
고 하용조 목사님께서 선악과에 대해 하셨던 말씀을 뚜렷이 기억한다. "PLO가 옳아요? 이스라엘이 옳아요? 일본이 옳아요? 우리나라가 옳아요?, Wrong and Right, Wrong and Right, 정답이 없어요. 이게 바로 선악과예요." 선악과를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라고 해석하셨다. 너무 충격을 받아 동영상을 뒤로 돌려가며 말씀 그대로 받아 적었었는데...
내게는 여전히 옳고 그름을, 수용함과 배척함을 반사적으로 따지는 모습이 있다. '사람이 적당히 해야지.' 하는 모호한 기준이 있지만 그 '적당히'는 과연 누가 정해야 할까? 업무 시간에 '적당히 쉬는 것'은 크리스천으로서 내가 지켜야 할 모습이지만, 이 기준을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들이댈 수는 없다.
세상은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으로 나뉜다.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은 있어도 중간지대는 없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지혜롭게 행동한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내가 저들을 보며 어리석다고 여기는 것처럼 누군가는 내 모습을 부질없고 어리석다고 평가할 것이다.
적어도 나는 누가 어리석은지 지혜로운지 하는 부질없는 판단에 휘말리지 말자. 그저 내 할 일이나 잘하자. 나만 잘하면 된다. 남까지 재단하려 들 필요는 없다. 다윗이 저렇게 어리석은 사람들을 지적한다고 해서 내가 다윗 수준이나 되는 양 착각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