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경 울림 Nov 13. 2024

세상 질서를 거스르는 사람들

'시편 24편' 영광의 왕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를 주류 종교라고 말한다. 통계적으로 기독교 신자의 비중이 많다는 의미겠지만, 기독교와 주류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기독교의 핵심은 세상을 거스르는 것이다. 여기서 세상이란 누구인가? 비기독교인들? 아니다. 그 사회에서 주류를 이루는 사람들이다.

주류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질서를 만들어 간다. 만일 기독교가 주류라면 우리 사회는 성경적 질서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야 다. 그러나 세상은 아직 하나님을 대적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듯하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주류 종교가 아니거나,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질서에 따라 살아가지 않는 것으로 풀이해야 하겠다.

기독교인은 비주류에 속해서 주류인 세상 질서를 거스르는 사람들이다.

 '3 누가 여호와의 산에 오를 수 있으며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는가?' 이 질문이 나는 '누가 세상 질서를 거스를 수 있는가?' 하고 들린다. 시편 24편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4 오로지 행동과 생각이 깨끗하고 순수하며 우상을 숭배하지 않고 거짓으로 맹세하지 않는 자들이다.'

이 구절을 한번 읽으면 이렇게 이해할 것만 같다. '나는 제사 때 절을 하지 않고 재미라도 점이나 타로를 보지 않으니 우상을 숭배하지 않지. 그리고 거짓으로 하나님께 신앙을 고백하지 않으니 나는 행동과 생각이 깨끗한 사람이겠구나. 호.'

같은 구절을 The Message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4 Only the clean-handed, only the pure-hearted ; Men who won't cheat, women who won't seduce.' 한글 성경과는 달리 두 가지 조건만 제시한다. '오직 깨끗한 손을 가진 사람'과 '오직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

세미콜론(;) 뒷부분은 앞부분에 대한 부연설명이다. 이런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고 하니, 누군가를 속이지 않고 누군가를 유혹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 이제 다시 질문해 보자. 나는 여호와의 산에 오를 수 있으며 거룩한 곳에 설 수 있는 사람인가?

'속임'과 '유혹'은 사탄의 대표적인 속성이다. 그래서 사탄을 '속이는 자, 유혹하는 자'라고 부른다. 속임과 유혹... 에서 과연 나는 자유로운지... 속임은 대표적으로 물건을 매매할 때 발생한다. 나는 회사원이다. 회사는 내 시간과 기술을 사고 월급을 준다. 나는 내 월급에 합당한 시간과 기술을 사용하고 있을까?

유혹은 대표적으로 사람을 꾈 때 발생한다. 내 편으로 만들고 싶어서 내 입맛대로 조종하고 싶어서 각종 방법을 이용해 꼬드긴다. 그들의 욕망을 부추기기도 하고 약점을 붙잡기도 하고 치부를 폭로하기도 한다. 시장경쟁 체제 하에서 사다리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이 이와 무관할 수 있을까? 나는 어느 정도 높이의 사다리 위에 있나? 누가 밟으면 그대로 내려올 자세가 되어 있나?

이전 23화 내가 먹고 마셔야 할 곳, 그렇지 않은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