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징검다리로 등장했던 휴일 야근과 나들이를 반복하니 진이 빠져서 5시 17분, 겨우 눈을 뜨고 이불을 찼다 늦었는데 머리 스타일까지 애를 먹인다 ii 일분이라도 더 빨리 오는 버스를 타려고 카카오맵을 검색해 이쪽 정류소로 갔다 이른 시간이지만 나 포함 세 명이 있었고 버스가 서자 한 분 두 분 다음 내 차례였다 iii 차에 오르시는 속도가 더뎌서 앞을 보니 할머니 한 분이 다리를 끌며 가고 계셨다 천천히 가시라고 나는 약간 뒤늦게 탔고 기둥을 붙잡고 서계신 할머니 옆에 섰다 iv 옆에서 보니 키가 백이십 정도나 되실까 행색이 초라하셨고 한쪽 눈이 감기셨다 노약자석엔 중년의 남자 한 분 여자 한 분 노약자석이 두 자리 밖에 없는 버스였다 v '할머니 어디까지 가세요?' 여쭈어 보았다 '롯데백화점.. 버스를 이상하게 만들었어.' '이거 휠체어 때문에 그래요.' '아, 장애인들' 내심 자리에 앉았으면 하시는 뉘앙스다 vi 노약자석을 쳐다보면 그 남자분도 힐끔 자리 좀 양보해 주시라고 얘길 할까 말까 쓱 보면 남자분은 힐끔 여자분은 모르쇠 세 정거장이 지나자 남자분이 일어선다 vii '할머니 천천히 가셔서 앉으시면 되세요' 할머니 다가가시자 여자분도 일어선다 겨우 몇 정거장이라 그냥 앉아 계셨을까? 아님 주변을 살펴볼 여유가 없으셨을까?